허리 1센티는 수명 10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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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당신은 우리 회사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준 체중을 초과했습니다. 따라서 자동적으로 사장 자격을 상실하게 되었습니다.』이 마지막 선고는「패션·모델」에게 내려진 것이 아니다. 실은 미국의 모 회사가 비대한 사원에게 내린 파면선고이다.
이러한 파면선고에 불복한 사원이 자기의 파면은 몹시 부당하다고 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보람없이 패소하고 말았다.
재판에서『지나치게 살이 찌면 행동의 둔화가 초래되어 일의 지속력도 없어지고 급사할 우려가 많으므로 회사의 중대한 일을 맡길 수 없다』는 회사측의 주장이 관철된 것이다.
옛날에는 중년기에 이르러 살이 찌고 배가 나으면 관록이 붙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래서 회사의 중견간부쯤 되거나 관청의 기관장쯤 되면 으레 배가 나오고 살이 쪄서 풍채가 그럴 듯 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그 같은 생각이 완전히 뒤집어 졌다. 중년기에 이르러서 살이 지나치게 찌는 것은 단명을 재촉하는 적신호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성인의 경우 뚱뚱해지는 것은 모든 질병의 근원이 된다는데 이견을 말하는 학자는 없다. 통계적으로 보더라도 당뇨병·고혈압·심장병·간장병·뇌졸중·골이나 관절의 병을 앓는 사람의 대부분이 비만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 뚱뚱한 사람의 사망률이 정장체중의 사람보다 3배쯤 높다는 사실도 유명하다.
비만증은 의학적으로 지방층의 두께를 측정해서 연령과 생활환경 같은 요소를 감안한 후 의사가 결정하지만 알기 쉽게 자기 키에서 1백을 뺀 값을 표준 체중으로 삼고 이보다 1할 이상 무거운 때는 비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허리가 1cm 불어나면 수명은 10년쯤 단축된다』는 말이 의미하듯 비만은 단명을 재촉하는 아주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므로 중년기에 접어들어 비만현상이 나타나면 즉시 체중조절에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해야겠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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