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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식량부족을 자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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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20일UPI동양】북괴 노동당 괴수 김일성은 결혼식 날에 북한사람들이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햄」(돼지고기 가공품) 을 너무 많이 먹는다고 투덜거리고 있다.
김일성은 최근 북괴 농업실정에 관한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읊조린 일이 있다.
『결혼식 축하연에 대해서는 두 가지의 대립 된 견해가 있다. 그 하나는 결혼이란 일생에 한번밖에 없는 경사이므로 돼지를 잡고 술상을 차리고 성찬을 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른 하나는 조촐한 식탁에 둘러서서 몇몇 동무들이 신랑·신부를 위해 노래나 부르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편이 낫다는 주장이다.
나도 진수성찬으로 음식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조촐한 식탁을 마련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지난 1월 하순 김일성은 북괴 농민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설을 했다.
북괴는 식량자급자족을 떠들여 대고 있지만 김일성의 연설은 북괴에 식량의 여유가 없음을 명백히 드러냈다.
김일성의 연설은 단적으로 북괴가 농촌의 완전한 집단농장화와 농촌 생활수준 향상이란 2대 농업정책에 실패했음을 자인한 것에 불과하다.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사회 북괴가 농업이나 공업의 생산지수를 알아 볼 만한 통계자료를 발표하는 일은 거의 없다.
1960년 북괴는 3백83만3천톤의 식량을 생산했다고 떠들어댄 일이 있지만 1970년에 끝난 최근 경제 개발계획 기간 중에 식량이 얼마나 생산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감감 무소식 이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새 경제개발 6개년 계획(71년∼76년)중의 식량 생산목표를 『7백만 내지 7백50만톤』으로 내세웠다.
북괴 관영통신인「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월13일『향후 l년내지 2년안에 6백50만내지 7백만t의 식량생산을 이룩할 확고한 기반이 마련됐다』고 보도한 일이 있다.
이 평양방송은 북괴의 최신·식량생산 목표가 이미 하향조정 되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김일성은 북한 농부들이 노동자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말하고 다음과 같이 부연했다. 『농민들은 그들 스스로를 완전 노동계급화하고 혁명화 했을 때에만 진 빚을 갚을 수 있다. 농민들은 하루속히 농업의 공업화와 기계화를 서둘러 협동종장의 재산을 전체 인민의 재산으로 전환시켜서 계급 없는 사회를 이룩하도록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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