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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고 입시 부정에 인책 사퇴한-전 경북도 교육감 돌연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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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군위=이용남 기자】경북 대구 제1지구 전기고교 입시 부정 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김주만 (56) 전 경북도 교육감이 7일 상오 6시 반쯤 고향인 경북 군위군 군위면 정동 429 고향집에서 숨져 있는 것을 김 전 교육감의 어머니 이석출씨 (78)가 발견했다. 경찰은 입에 거품을 물고 엎드려진 상태로 숨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음독 자살로 추정, 시체 해부를 하기로 하는 한편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수사 지휘에 나선 대구지검 의성 지청 박종철 검사는 김씨의 사인을 캐기 위해 군위인성 의원장 우학봉씨 (60)를 지휘, 김씨의 사체를 해부하려 했으나 가족들은 시체 해부를 반대, 집도를 못하고 있다.
김주만 교육감은 지난 6일 하오 10시쯤 부인 조화자 여사 (49)에게 고향에 가서 어머니를 위로하고 며칠간 쉬고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영업용 「택시」를 전세, 6일 하오 10시쯤 대구시 대봉동 41의 16 관사를 떠났다.
김 교육감은 11시30분쯤 고향 과수원집에 도착, 어머니 이석출씨와 앉아 어머니가 즐기는 법주 1병을 놓고 권하면서 사과도 손수 깎아 대접하는 등 침울한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었다.
김씨는 25년 전에 돌아가신 부친 김휘갑씨에 관한 이야기와 어릴 때 부모슬하에서 자라났던 이야기 등을 철부지 소년처럼 하면서 『어머니 혼자서 고생이 많으셨다』고 위로한 뒤 자기의 아내 『조 여사가 불쌍하다』면서 『불효자를 용서하라』고 어머니를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어머니가 『왜 이러느냐, 너무 상심 말라』고 반문하자 김 교육감은 『지난날을 생각해보니 눈물 밖에 나오지 않는다』면서 계속 울음을 터뜨렸다는 것이다.
김 교육감은 이날 자정쯤 어머니와 함께 안방에서 잠자리에 들었으나 밤새도록 가슴이 답답하다면서 잠을 설치고 몇 차례나 바깥을 들락거렸다가 방으로 들어오는 등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니 이씨는 7일 상오 2시쯤 잠이 들었다가 이날 상오 6시30분쯤 눈을 떠보니 앞으로 엎어진 채 김 교육감이 죽어 있었다는 것이다.
경북 의대 내과 의사들의 말에 따르면 고혈압으로 숨진 경우 다른 병발증이 없는 한 입에 거품을 많이 내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죽은 김씨의 방 주변에는 약병 등 음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유류품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한편 군위 경찰 서장 이덕윤 총경은 이날 하오 현지 의사들을 동원, 시체 검안을 했으나 의사들도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서장은 또 사인 수사를 위해 김씨의 시체 해부 등은 가족들의 반대로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밝히고 상부의 지시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향으로 떠나기 직전인 6일 하오 아내 조씨와 함께 현재 살고 있는 관사를 신임 이 교육감에게 넘겨주고 자택인 대구시 삼덕동 3가 51의 9로 이사를 가야겠다고 의논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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