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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자원전쟁 움직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OPEC(석유수출국기구)제국이 행사하고 있는 석유「파워」는 GMS히 말하는 자원민족주의의 단적인 표현이다. 이로써 OPEC국가들은 외국자본의 지배하에 있는 석유이권을 그들 스스로의 것으로 확보할 수 있었고 보다 많은 권력의 확보를 꾀할 수 있게 되었다.
산유국들이 행사한 석유「파워」는 전세계에 대해 그 위협적인 힘을 크게 과시했다. 우리 나라가 최근에 겪고 있는 석유파동과 이로 인해 입고 있는 큰 타격도 바로 이를 말해주는 것이다.
산유국의 실력행사가 성공하자 이것은 그렇지 않아도 자원민족주의를 표방하고 있던 그 밖의 자원국가 지도자들에게 대해서도 행동촉구의 큰 자극이 되고 있다. 벌써 동남아의 철광석·천연고무·주석·동·「보키사이트」등 1차 산품 생산국들이 공동보조를 통해 OPEC가 취한바와 같이 가격을 인상하고 시장지배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들 1차 산품 국가들도 산유국들이 채택하고 있는 바와 같이 공시가격 제를 채택, 가격인상을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들 자원 국들이 석유수출국기구의 선례를 본받아 실력행사에 나설 가능성은 결코 환상만은 아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이로 인해 일어날 자원파경과 그 충격은 현재의 석유파동 못지 않게 심각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2, 3년 동안 전세계는 자원파동에 휩쓸려 왔고 석유파동으로 그 고비의 절정을 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석유 이외의 여러 자원이 다시 석유파동과 같은 혼란을 빚게 한다면 자원부족 국의 입장은 극히 난처하게 될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따라서 만일 이 시점에서 세계의 자원보유국들과 자본 및 기술을 소유하는 선진공업국들 사이의 괴리가 좁혀지지 않고, 석유파동 때와 같은 자원경쟁이 다시 격화된다면 이는 곧 세계경제의 총 파탄을 몰고 올 것은 명약관화한 것이다. 여기 전 인류의 불행을 막기 위해 모든 나라 지도자들의 허심탄회한 희생이 없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부존자원이 극히 빈약하고 그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 같은 사태의 출현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경우, 이와 같은 자원의 수입은 1차 산품의 형식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진공업국에 의한 1차 적 가공품의 형식으로도 크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 완제품의 모양으로도 수입되고 있음을 상기할 때 그로 인한 충격은 벌써 우리 경제력으로써는 감내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경제구조를 여건으로 할 때 우리는 자원파동으로 인한 충격을 피할 수 있는 묘책을 당장 찾을 수는 없다. 그만큼 우리경제는 자원의 다 사용에서 노동집약적인 생산방식을 적용하는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자원파동의 충격을 피하려면 결국 노동집약적인 생산방법을 자원의 절약 적 방법과 결합시기는 경제구조로 전환시기는 수밖에 없다. 자원의 다 사용이 곧 공업화이자 경제발전처럼 생각하던 종래의 통념은 이제 버려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정부당국이 계획하고 있는 공업화계획도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석유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중요 자원의 가격도 고수준을 형성하게되면 수입의 명목가액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가뜩이나 심한 무역역조를 계속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것 또한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주요 공업원료 뿐만 아니라 식량 등 농산물마저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로써는 또 하나의 시련이 되는 것이다. 시련에 이기는 길은 대체 가능한 자원의 국내생산을 극대화하고 자원의 수입의존도를 최대한 낮추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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