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팔이' 틀니 구강암까지 불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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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7면

일명 '돌팔이'로 불리는 무자격 치과의사에게 맞춘 틀니가 자칫 구강암까지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치대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김형준 교수는 최근 잇몸에 생긴 암인 치은암으로 수술한 崔모(여.62)씨의 발병 원인이 부적합한 틀니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崔씨가 무자격 치과의사에게 틀니를 맞춘 것은 10년 전. 그러나 잇몸과 맞지 않는 틀니는 지속적으로 잇몸과 주변 조직에 물리적인 자극을 줘 출혈과 함께 잇몸을 붓게 했다.

결국 상처입은 구강 내 조직이 돌연변이를 유발, 구강암의 하나인 치은암을 불러왔다는 것이 金교수의 설명이다. 틀니의 경우 환자의 구강 구조와 턱 운동 등에 맞춰 정확하게 제작을 해야 한다.

우선 틀니를 맞추기 위해선 이를 뽑은 후 부은 잇몸이 가라앉기까지 2~3개월간 안정을 해야 한다. 이후 한 달에 걸쳐 면밀히 잇몸과 구강 구조를 관찰한 후 틀니 제작에 들어간다.

또 틀니를 한 뒤에도 한 달 이상 1주일에 한두번 치과를 찾아가 불편함을 줄여주는 부분적인 교정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사이비 치과의사들은 이렇게 환자를 오랜기간 관리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부정확한 틀니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金교수는 "지난 3년간 이와 유사한 6건의 사례를 접했다"며 "틀니에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기 때문에 많은 노인들이 가격이 싼 무자격 치과의를 찾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아쉽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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