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경영으로 재기한「한국모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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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리 나라에서는 그 예가 드물게 경영권이 종업원 손에 넘어가 경영됐던 한국모방(대포 백승빈·서울 관악구 신대방동 565)이 새로운 경영자가 등장, 경영권을 경영주에게 다시 되돌려주었음이 17일 뒤늦게 알려졌다.
한국모방은 지난4월 전 사장 박용운 씨가 47억원의 부채를 진 채 잠적, 조업이 중단상태에 들어가 종업원들의 임금을 지불치 못하는 소동을 빚었었다.
회사가 도산위기에 빠지고 경영주가 나타나지 않자 종업원들은 과장급을 주축으로 수습대책위원회(위원장 지동신 노조지부장·34)를 구성, 지난6월14일 이사진으로부터 경영권을 인수받았었다.
경영을 맡은 대책위는 그 동안 압류직전에 놓인 한국모방의 수출선수금 3천8백만원을 제일은행에서 인출, 이 돈으로 3개월째 밀린 종업원 노임중 1개월분을 지불하고 나머지 2백만원으르 회사경영에 나섰었다.
또 대책위는 제일모직, 동광모방, 경남섬유 등 동업회사로부커 일거리를 하청 받아 기계를 가동해오다가 새로 사장에 취임한 백씨에게 현금1천2백88만원, 미수금1천5백만원, 포장용 압축기1대 (싯가3백만원)등 3천여만원과 공장을 3개월 동안 60% 가동시킬 수 있는 일거리를 경영권과 함께 인계했다.
수습대책위는 경영을 맡은 동안 1천5백명의 종업원과 힘을 합쳐 검약 절제하는 기업경영으로「올·스톱」된 공장을 월 평균60%가동시켰고 체납된 전기·수도요금 9백만원을 갚고, 지난 7월에는 전 종업원의 봉급을 평균 30%인상하는 흑자경영을 이루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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