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비료|내외의 충격 속…주요품목 수급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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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작년의 국제 곡물파동을 계기로 불어닥친 국내 사료 값은 지난「12·4」가격 인상과 옥수수·콩 등의 주원료 조기확보로 일단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옥수수 재고는 현재 내년 1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4만t에 이르고 있고 이달 말까지는 다시 4만3천t이 도착된다.
내년도용으로 이미 도입계약을 체결한 물량은 총 29만t, 이는 내년 6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대두박용 콩 재고는 1만5천t으로 내년3월까지 쓸 수 있다.
내년도용 총수요 6만중 나머지 4만5천t은 내년1월부터 3차례에 걸쳐 전량 도입키로 이미 계약돼 있다.
또 어분은 국제시세가 주 4백「달러」선으로 국내가격보다 주 l백「달러」나 비싼 실정이나 국내 사료난을 그려, 계속 수출 금지키로 했다.
그러나 배합비료의 또 하나의 주원료인 밀기울 급전망은 결코 밝지 못하다.
밀 공급량을 올해 수준인 연간 1백80만t으로 잡고 있는데다 제분수율은 80%로 3%나 높아져 밀기울 생산량이 그만큼 감소되기 때문이다.
사실 올해의 사료파동은 밀기울 파동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옥수수·대두박 가격이 사료 값에 반영되지 못해 대부분의 사료「메이커」들은 옥수수와 대두박 대신 값싼 밀기울을 대량 배합, 사료 질은 크게 떨어졌고 나아가 밀기울 품귀현상을 초래했던 것.
이 때문에 산란율은 평균70%에서 50%이하로 떨어졌고 양돈농가의 방매「러쉬」를 불러일으켰다.
밀기울 품귀문제는 전체 물량이 올보다 감소 되는데다 배합사료와의 가격차 때문에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
배합 사료 값은 ㎏당 70원인데 비해 밀기울 가격은 ㎏당 18원.
그렇다고 한번 조악해진 배합사료의 질이 완전히 회복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밀기울 수요는 감퇴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PL480호 잉농물 차관이 현금구매로 전환된데다 국제가격까지 크게 올라 내년도 사료용 곡물 도입부담은 약1억불 선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72년의 3천3백50만불에 비해 3배, 올해의 6천2백만불에 비해서는 약36%가 각각 늘어나는 것이다.
이 같은 외화부담은 두 양축 업자, 나아가 일반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
사료 값이 그 만큼 오르고 육류 값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인데 올 들어 사료 값은 3차례에 걸쳐 작년8월3일에 비해 80%나 올랐다.
한편 현재의 배합 사료 값은 적어도 내년6월까지는 변함없을 전망이다.
이미 확보한 옥수수·콩 등 주요 수입원료가격(옥수수 t당 평균 1백45「달러」, 콩 3백10「달러」)이 지난「12·4」가격 인상 때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하반기의 국제 옥수수 가격 전망은 극히 유동적이기 때문에 현재의 구매가격보다 더 오를 경우 국내 배합사료 가격도 다시 오를지도 모른다.
결국 축산물은 넓은 의미의 식량이며 따라서 축산진홍을 위해 사료난은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사실이 강조돼 막대한 외화부담에도 불구하고 배합사료의 주원료는 일단 확보된 셈이다.
그러나 사료 값 인상, 축산물 가격 인상으로 일반소비자의 육류 소비 부담도 내년에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봐야 한다.
이 같은 제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사료정책을 수정, 젖소의 배합사료 의존도를 대폭 줄이고 대규모 양축업자에게는 자급사료를 개발토록 하는 등 값비싼 배합사료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김두겸 기자>

<나의 견해>하반기용 원료확보 힘써야|밀기울 배급제 암거래 형성|유윤수<사료협회장>
내년도 배합사료용 옥수수는 50만t중 29만t만이 확보돼 있다.
국제가격 추세가 극히 유동적이고 특히 내년 3월 이후에는 옥수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도 하반기용 옥수수 구매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또 국산원료인 밀기울 유통은 현재의 배급제를 지양, 자유판매제로 전환시키는 것이 소망스럽다.
밀기울의 배급제로 가격도 배합사료의 26%밖에 안되기 때문에 초과수요가 나타나고 있으며 따라서 약20%는 고시가격 6백50원(부대당)의 배가 넘는 가격으로 암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가격을 현실화, 유통을 자율화하면 자원낭비도 막을 수 있고 나아가 사료파동→ 밀기울 파동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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