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소련에 첫발 디딘 한국 스포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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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 나라는 금년도 「모스크바」「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참가를 계기로 「스포츠」 외교 면에서 「코페르니쿠스」적인 큰 전환을 가져왔다.
우리 나라는 지난 8월15일부터 11일간 공산국의 「메카」인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에 남자 배구·여자 농구·여자 「테니스」 등 3종목에 걸쳐 모두 38명의 선수단을 파견, 71개국 4천5백여 선수들과 대결을 가진 끝에 2개의 동「메달」을 차지했지만 「메달」자체보다 공산권 대회에 참가했다는 점에서 의의는 자못 크다.
우리 「스포츠」는 지난 61년이래 태극기를 앞세우고 「유고」 「체코」 「폴란드」 「불가리아」 등 공산권을 드나들었는데 「모스크바·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참가는 공산 종주국 소련의 입국에다 공산권에서 열린 종합 대회의 첫 출전이기 때문에 높은 평가가 뒤따른다.
「모스크바·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참가가 간단히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대회 조직 위원회로부터의 초청장이 도착되지 않아 김택수 대한 「올림픽」 위원회 위원장, 김종렬 부위원장, 김규택 대한 대학 「스포츠」 위원회 명예 총무 등이 해외에 나가 제3국의 협조를 구하기도 했고 그동안 지원을 요청하는 많은 전문과 편지가 발송되었던 것도 물론이다. 그리고 예비 「엔트리」 제출 마감인 5월15일에 맞추어 제3국으로부터 「엔트리·폼」을 입수, 예비「엔트리」를 제출하는 등 세심한 배려로 「유니버시아드」 참가 작업을 착실히 수행해 왔다.
그 결과 비록 다른 나라에 비해선 훨씬 늦은 것이나마 5월21일 조직 위원회가 정식 초청장을 보내왔고 이어 일본에서 입국 「비자」를 얻으라는 연락이 뒤따라 도착했다.
출국 과정에서 2명의 선수가 제외되었고 또 여권상의 정식 「비자」가 아니라 해도 우리로선 최초의 소련 입국에 대 공산권 「스포츠」 외교의 개가를 올린 것이다.
북한이 우리의 출전을 이유로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불참한 사실만으로도 우리 선수단의 소련 입국이 얼마나 큰 비중인가를 알 수가 있다.
자유중국과 월남이 제외되었고, 또 일부 국가로부터의 취재기자 파견이 거부되기도 했지만 대회 자체만은 원만하게 진행되었다.
우리 선수단의 경기 결과를 살피면 남자 배구와 여자 농구가 각각 동「메달」, 그리고 여자 「테니스」는 예선 탈락으로 첫 「모스크바」방 문을 매듭지었다.
우리 선수단은 2개의 동「메달」 이외에 현지 주민들로부터 비교적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어 제2의 수확을 올릴 수도 있었다.
금 68, 은 36, 동「메달」30개를 획득, 미국을 훨씬 앞지른 소련은 「모스크바·유니버시아드」를 현재 대회 유치를 추진중인 80년도 「모스크바·올림픽」의 예행 연습이라 본 것임에 틀림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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