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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개관 기념 무용극|『별들의 전설』을 보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새로 지은 국립극장 대형 무대에서 한국 무용극을 처음 대하는 감상은 여러 가지였다. 그것은 우리의 한국 춤이 그렇게 큰 대형 무대에서 관객에게 얼마만큼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겠는가 하는 것과 바로 이 「프로그램」앞서 있었던 「오페라」 『아이다』처럼 된 「오케스트러·멤버」까지 합하여 수 백 명이 동원 된 그 음악 극과 어떻게 경쟁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국립무용단이 적은 수의 인원과 녹음으로 해야만 하는 음악 효과의 약점, 그리고 아직 우리에게는 이런 한국 무용극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측정돼 있지 않은 현황 등등….
안제승 대본·송범안 무 연출로 된 우리 나라에서는 처음 보는 대규모의 이 무용극은 막이 열리자 웅장한 장치와 그 장치 속에 처음 보는 조경, 이를테면 실감나는 폭포의 움직임과 깊이를 말하는 무대의 폭등이 분위기를 살렸다.
내용에 있어서는 대본에서 견우·직녀의 전설에 몇 개의 새로운 「드라머」가 삽입된 형식의 무용극이었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전설의 상식과는 상관없는 몇 군데의 대목에서 견우·직녀의 아름다운 정서극을 해치는 괴기극 같은 인상을 주었다.
필자는 여기서 아직 우리 무용극의 미학이나 방법론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현황에서 안무나 연출자에 대한 구구한 견해를 피력할 마음은 없다. 그것은 오히려 견해 차이에서 오는 혼동을 일으킬 뿐이기 때문이다.
군무진의 건강한 춤과 지칠 줄 모르는 정열에서는 국립무용단의 앞날을 기대하여도 좋은 자세가 보였고 신인 견우 역의 정재만과 직녀 역의 최혜숙 박순자의 매끈하게 다듬어진 기교는 앞날이 약속되는 듯해서 흐뭇했다. 【이병임 <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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