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퀄컴·지멘스 CEO와 '다보스 미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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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7박9일간의 인도·스위스 국빈방문을 위해 15일 출국한다. 스위스 국빈 방문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이다. 스위스는 매년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1개국의 정상만 초청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박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한 것은 양국의 공동 관심사인 창조경제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스위스 정부의 의지가 담겼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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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3일 브리핑을 갖고 “박 대통령은 15일부터 22일까지 인도 국빈방문과 스위스 국빈방문에 이어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것으로 올해 첫 해외순방 일정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집권 2년차 첫 순방에 나서는 박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핵심인 경제 살리기를 위해 스위스와 인도를 상대로 세일즈 외교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스위스는 인구 800만 명에 1인당 국민소득이 8만 달러에 가까운 강소국(强小國)이다. ▶탄탄한 제조업과 금융업 기반 ▶우수한 과학기술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체계가 강점인 스위스는 박 대통령이 추진 중인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데 참고할 점이 많은 나라로 손꼽힌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스위스는 창조경제의 입장에서 협력해야 할 부분이 많은 나라로 박 대통령이 직접 스위스의 직업교육과 산학협력 현장 등을 둘러보고 각종 양해각서(MOU)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중소기업 간 협력을 위해 양국 기업에 대한 지원과 제3국으로의 공동진출, 상호 투자부담 경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21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제44차 WEF 연차총회, 일명 다보스 포럼에도 참석한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50여 명의 각국 정상급 인사가 참석할 것이라고 한다. 박 대통령은 다보스포럼의 첫 번째 전체 세션에서 ‘창조경제와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개막 연설을 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또 세계적 통신장비업체인 시스코(CISCO)와 퀄컴(Qualcomm), 글로벌 인프라·에너지·설비업체인 지멘스(Siemens) 등의 CEO들과도 따로 만나 투자 확대를 권유하고 현안을 논의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창조경제와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고 체류시간 대부분을 글로벌 CEO들과 1대1로 면담할 예정”이라며 “박 대통령의 다보스포럼 참석은 국가 IR(기업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활동)로 규정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에 앞서 방문하는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민주주의 국가”로 통한다. 중국에 이어 세계 제2위인 12억 명의 내수시장도 갖고 있다. 인도 역시 기초과학·정보통신, 우주항공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창조경제 구현의 핵심 파트너 중 하나다. 박 대통령의 인도방문은 인도 정부가 적극 희망해 이뤄졌다고 한다.

 ◆“통일한국, 국방예산 줄어들 것”=박 대통령은 순방을 앞두고 지난 10일 가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통일은 우리 경제가 또 한번 도약할 수 있는, 성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기회”라며 “통일의 인식이 더욱 높아지도록 통일의 당위성에 대해 힘써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게(통일이) 언제 될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러나 그런 날이 하루빨리 오도록 우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되겠다”고 했다. 통일 비용 문제와 관련해선 “통일한국은 120만 북한군과 핵무기에 대해 한국을 방위할 국방예산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다보스에서 아베 일본 총리와 악수를 하는 것을 기대하는 건 무리인가”라는 질문에는 “악수의 문제가 아니라 만약 한국과 입장을 바꿔놨을 때 두 나라 관계가 그냥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계속 갈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역지사지로 생각했을 때”라고 답했다.

신용호·허진 기자

내일 인도·스위스 7박9일 순방길
창조경제 강소국 스위스 협력 모색
다보스서 아베와 악수할지 관심
"아무 일 없는듯 할 수 있나" 회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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