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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불교학 세미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동국대·일본 대정대 공동 주최>
동국대와 일본 대정 대학이 공동 주최한 한일 불교학 「세미나」가 7일과 8일 동국대학 학생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금강경의 연구』를 주제로 두 기조 강연 『한국의 불교 조계종과 금강경오가해』(이종익 교수) 『조계종과 금강반야경』(관구진대·대정대 교수·문박)과 『금강경 주해 및 사기에 대한 소고』(석지관) 『한국 금강경류통고』(목정배) 『한국의 금강경 신앙과 영험전』(이민용) 등 12개의 논문 발표가 있었다.
금강경 즉 『금강반야파잡밀다경』은 선교양면에 걸친 연구대상이며 특히 한국 불교가 간직해온 가장 중요한 소의경전이며 조계종의 중심 교재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이날 일본 대표단의 단장인 관구진대 박사의 발표는 『한국 불교가 금강경 신앙이 강하게 유포된 점에서 특색이 있다』고 말해 주목되었다.
중국과 일본에서 거의 잊고 있으나 한국에선 현재 일과경전이 되고 민간에서의 여러 불사에서도 금강반야경이 가장 많이 신앙되고 있는 점을 그는 「하나의 경이」라고 했다. 그뿐 아니라 『금강경』의 「텍스트」로서 『금강반야경오가해』가 쓰여지고 있는 점을 중시한 그는 특히 그 5인의 주석 가운데서도 부대사의 『금강반야경송』과 중국선종 제 육조인 조계혜능(638∼713년)의 『금강반야경해의』가 끼어 있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전대사(본명 전옹 497∼569년)의 『금강반야경송』은 중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었다. 단지 퇴황 출토 전적으로 나온 『양조전대사송금강경』이 『대정신수대장경』「고일부」첫 머리에 실렸을 뿐이다. 또 최근에 「위구르」어로 된 『금강반야경전대사송서』가 발견돼 새로운 인식이 높아가는 단계에 있는 것이다. 『이럴 정도의 귀중 자료가 한국에만 전승되고 있는 것은 확실히 하나의 경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금강반야경해의』는 중국·일본의 불교학자 특히 학자들에게도 전혀 잊혀진 자료인데도 한국에선 승려에 널리 보급되고 있음은 경탄의 대상이라는 것.
일반적으로 한국 불교가 중국 불교의 일부로 보는 견해가 있으나 이 같은 점으로 보더라도 그 특색은 분명하다고 한 그는 한국의 여러 큰 사찰에서 엄격한 지율수선의 승풍이 유지되고 있음을 높이 찬양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 불교학자들이 이 같은 귀중한 자료를 연구해서 해외에 널리 소개하지 않고 있음은 유감이라고 지적, 이들 자료 외에 『조당집』 『선문촬요』등의 소개는 물론 보조국사 지눌과 같은 훌륭한 인물을 소개하는데 게을러선 안된다고 했다.
또 한국 불교는 대장경 중 가장 엄밀하다는 평을 받는 고려대장경을 전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한 그는 중국 선종이나 일본 선종에서 전하지 않는 당대의 순박한 선풍을 전승한 한국불교의 가치를 상찬해 마지않았다.
「조계종」이란 명칭마저 대조인 조계혜능의 선종을 연상시키는 것으로 송대 이후 선종인 임제종이나 조동종을 표방하지 않고 곧 오가칠종의 분파에 집착하지 않고 그이전의 순박한 선풍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보조국사 지눌이 조계종을 표방한 이유나 혜능의 「금강반야경 해의」와 전대사의 「금강반야경송」이 전승 수학되는 이유가 젊은 한국 학자들에 의해 밝혀져야 할 책임이 크다』고 그는 마무리짓고 있다. <공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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