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붓으로 뭉뚱그려 보인 남화의 정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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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만에서 3년간 서화를 공부하고 돌아온 소장 동양화가 홍석창씨가 귀국 전을 마련했다 (6일∼12일·명동화랑). 홍대 동양화가 출신으로 중국 문화대학 예술대학원을 거쳐온 그는 이번 붓글씨의 획을 바탕으로 한 기성작품 19점을 출품했는데 주제가 『생명』. 사군자를 주로 발표하던 종래의 작품과는 달리 주관적인 심상의 그림이라는 설명이다.
화판은 화선지·피지·색지 등을 썼다. 그리고 큰 붓에 먹을 듬뿍 묻혀 긋고 점찍고 삐쳐 동양화, 특히 남화의 정신을 뭉뚱그려 보았다. 서예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는 홍씨이기 때문에 조형미술로서의 서예의 특질을 융합시키려는 새로운 시도로 해석되는 것이다. 곧 지극히 단조한 추상작품들이지만, 서예의 경지에 들어서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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