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486의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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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세대’는 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을 말한다. 이제 386세대는 486(일부는 586)세대가 됐다. 이 세대의 정계 진출 루트는 주로 민주당이었다. 그간 민주당 486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돼 있던 ‘새누리당 486’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6·4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향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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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식 의원은 지난 7일 새누리당에서 가장 먼저 부산시장 출마 선언을 했다. “앞으로 10년, 20년의 부산의 장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젊은 시장이 필요하다”면서다. 고시 2개(외무고시·사법시험)에 합격했던 박 의원은 1990년대 중반, 드라마 ‘모래시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 때 검사가 됐다. 검사 시절 법조 브로커 사건을 수사하며 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구속한 적도 있어 ‘불도저 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5일 경기 지사 출마를 선언한 원유철 의원은 1991년 28세의 나이로 당시 최연소 경기도의회 의원이 됐다. 국회엔 96년 입성해 4선 관록을 쌓았다.

 최근 JTBC ‘적과의 동침’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MC 김구라로부터 ‘판관 포청천’을 닮았다는 평을 들었다.

 새누리당 486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지방선거에 도전장을 낸 이는 이혜훈 최고위원이다. 그는 지난해 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경제 전문가인 그는 2010년 당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때 ‘종가집 맏며느리론’으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일은 안 하고 꽃 단장만 하는 사람, 이미지만 챙기는 사람이 며느리로 들어오면 집안이 망한다. 저는 평생 나라살림만 챙기고 나라 곳간을 챙긴 예산통, 경제통으로 종가집 맏며느리”라고 했었다.

 지난해 대선캠프에서 박근혜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이학재 의원은 인천에서 구의원과 구청장을 지낸 인천 토박이다.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하루 4500개씩 줄넘기를 하고, 대학 때부터 복싱으로 체력을 다져온 복싱 매니어이기도 하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 권영진 부원장은 고려대 대학원 총학생회장을 지낸 ‘운동권 386’ 출신이다. 그는 2006~2007년 서울시 부시장을 거쳐 18대 국회에선 노원을에 출마해 당선됐었다. 이명박계로 꼽히면서도 새누리당 쇄신파 모임인 민본21 간사를 맡아 당내에서 중도적 목소리를 자주 내 왔다. 이번엔 대구시장에 도전할 예정이다.

 남경필(5선·경기)·윤상현(재선·인천)·권성동(재선·강원) 의원 등은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남경필 의원은 고(故) 남평우 의원의 아들로 33세에 국회의원이 됐다. 그를 놓고 일각에서 ‘오렌지’라는 야유를 보내자 그는 “나는 오렌지가 아니라 한라봉”이라고 받아쳤다. 오랜 기간 당내 소장파·쇄신파의 간판으로 활동해 왔다. 윤상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젊은 측근’이다. 지난해 11월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에 왔을 때 박 대통령 바로 옆에 붙어 인사를 하다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에게 제지를 당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MB)과 관련된 BBK 의혹 사건 때 변호인으로 활동했던 권성동 의원은 ‘MB청와대’에서 법무 비서관을 지낸 친이계 출신이다. 올해는 국정원개혁특위·국정원국조특위·방송공정성특위 등 국회 특위 활동만 5개를 하며 야당과의 최전선에 새누리당의 전사로 나섰다.

 60대 파워가 강한 보수정당에서 486세대가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가 지방선거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권호·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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