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바로 알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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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스물 한번 째 맞은 올해「교육주간」은 매우 의미 심장한 주제를 내놓고 있다.
교육을 바로 알자-.
대한교련이 이처럼 교육의 본질을 반성하는 경고 적인 문제를 들고 「캠페인」을 벌이게 된 사회적 역사적 배경이란 분명하다.
한 마디로 말해서 해방 후 근 한 세대에 이르는 동안 우리 나라에선 교육에의 열의와 교육의 인구는 급증하였으나 교육의 질과 교육의 도의는 한심스러울 이 만큼 저하하고 있다는 것이 누구의 눈에도 가릴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여름 세상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던 소위 일류 고교 및 대학의 입시 문제 누설 사건은 이 나라 교육의 부패와 타락상을 백일하에 들춰낸 단적인 일례였다. 그것은 교사와 학부모와 학생이 서로 부정의 공모자가 되어서 이루어진 것으로, 이는 결국 교육의 하나의 수단에 불과한 입시가 마치 교육의 목적 자체처럼 전도한 이그러진 가치관의 소산이요, 곧 교육을 바로 알지 못한데서 빚어진 결과였던 것이다.
따라서 무엇을 위한 교육인가 라는 문제가 오늘의 우리네 사회에서처럼 절실한 문제가 되는 경우도 드물다고 할 것이다.
건국 이후, 특히 조국 근대화를 국가 목표로서 표방하게된 60년대부터 우리 나라에선 경제 제일주의의 풍조가 점차로 전 사회를 풍미하게 되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마침내 인간 가치의 서열 아래 종속해야할 경제적 가치의 주객이 전도된 것이요,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선·미·성과 인간의 양심의 가치 등 가장 궁극적인 가치마저를 경제와 능률의 가치에 종속시킨 결과를 몰고 왔다.
우리 나라에 있어서의 교육의 타락은 바로 이 같은 사회 풍조에 대하여 교육이 스스로의 고유한 역할과 정향을 지키지 못하고 그 자체가 시류에 휩쓸려 버린데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교육이 인간 형성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저버리고 출세와 돈벌이의 방편으로 그릇 인식됨으로 해서 「치맛 바람」으로부터 시작하여 입시 문제 누설에 이르기까지의 온갖 교육악의 계 보는 이어져 온 것이다.
교육이 경제나 시류에 종속하는 수단이 되고, 입시를 위한 교육이 곧 교육의 전체로 통하게 된 오늘의 현실은 그러나 누구 한 두 사람의 책임은 아니다. 그것은 교직자·학부모·위정자, 그리고 사회 및 일반 국민이 다같이 반성해야할 연대 책임의 문제라 할 것이다.
그뿐 아니라 옛날부터 한국 사람의 교육에 대한 「이상 열의」는 교육을 순전한 인격 형성이라는 본래의 목적에서 이해하기보다도 입신 출세의 방편으로만 이해함으로써 더욱 가열된 흔적이 없지 않다. 왕조시대의 과거의 전통도 또한 그 예외가 아니었다 할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참다운 교육의 목적을 바로 인식시키기 위한 캠페인은 그 전선이 매우 넓고 깊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짧은 교육주간의 일과적인 행사로써 실효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난 문제이다. 그것은 꾸준히 지속되어야 하고 일상적인 차원에서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실로 『교육을 바로 알자』는 캠페인은 교육을 바로 잡고, 전도된 가치 질서 일반을 정서 하려는 캠페인의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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