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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강화도 마니산|조필대<이대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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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강화도는 다분히 이국적 정서가 풍기는 곳. 서울서 거리도 가깝다.
전에는 유명한 갑곶이(성동 나루라고도 불린다)나루터에서 M「보트」로 차와 사람을 실어 날랐던 것이다.
그것도 지금은 옛 이야기. 이곳에 강화대교가 놓인 지가 이미 5년이나 된다.
역사를 통해 이조 왕가와는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연고가 깃들이고 서린 이 섬은 한 수와 임진강이 합쳐서 바다로 들어가는 어귀에서 육지와 분리되어, 수백 년 동안 많은 왕들이 그 빠른 조수의 힘으로 피난처로 삼기도 하고 혹은 유배의 길손이 되기도 했다.
참으로 역사의 애환이 이곳처럼 심각히 교우 되는 곳도 드물다.
그 동안 도로가 좋지 못해 먼지가 이는 데도 전등사·마니산·정수 사 등 우수한 관광자원이 있어 많은 사람이 이 섬을 다녀갔으나 한결 같이 하는 소리는 좀 더 길이 좋았으면 하는 의견이었다. 이제는 길도 대폭으로 넓혀지고 포장도 거의 완료됐다.
교통도 매우 좋다. 서울 신촌「로터리」에서(서강대입구 좌측) 전등사 행 직행「버스」를 타면 강화읍 경유로 2시간 정도로 절 입구 마을인 온수 리에 닿는다. 온수 리(강화군 길상면)는 제법 큰 마을로서 종점에서 절까지는 5백m정도.
전등사는 신라 때 유명한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져 있지만 확실치는 않고 고려 천종 7년에 시작하여 14년에 걸쳐 크게 중창한 기록은 남아 있다.
이조 광해군 때 지은 대웅전과 약 사전은 국보.
대웅전의 추녀 끝에 보 주가 달려 있으며 이조 중기를 대표하는 건물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또한 약 사전은 건평보다 훨씬 넓은 지붕을 이고 있어 역학적으로 뛰어난 솜씨를 보여주어 유명하다.
일찍이 고려 때 왕비 한 분이 이 절에 등잔을 1개 헌납한 일이 있어 덕종사에서 전등사로 이름이 바꿔졌다. 절 경내에는 단풍나무도 많고 고목 노 수가 우거져 한번은 가 볼만한 곳.
특히 절 둘레를 삼랑성(단군이 세 아들로 하여금 쌓게 하였다고 전한다)이 3km여에 걸쳐 옛날 그대로의 모습으로 유지되고 있어 동서보배의 각 문과 더불어 회고지정을 자아내게 하는 장소이다.
이 성을 일주하는 오솔길은 더 없는 좋은 산보 길. 고운 잔디와 갈대가 명물.
마니산(또는 마리 산)은 468m이지만 직접 바다에서 솟은 산이라, 그 능선은 날카롭고 경사도 급하다.
그러나 국체 때 성화를 담고 내려오는 길은 오르기에 편하다. 전등사를 거치지 말고 등산하는 경우는 강화 읍에서 산 아래까지 들어가는「버스」를 이용키를.
정수 사는 능선 남쪽 중턱인데 하산할 때 이 절을 거쳐 전등사로 오는 경우는 4km를 다시 걸어야 하므로 바삐 행동해야 한다. 정수 사는 좋은 환경에 둘러싸여 아름다운 절.
법당 출입문에 조각된 꽃무늬와 색깔이 예쁜 것으로 유명. 옆에 약수가 있다.
마니산 정상은 참성단이라고 불리며 단군의 제천지로 알려져 있다. 서해와 섬들이 발 아래에 전망되어 웅대 무비.
초행 자도 안심하고 갈 수 있는 산이 마니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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