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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중앙일보를 보나|8년 독자가 말하는 좋은 점·고쳐야할 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65년 9월 22일 창간의 거보를 내디딘 중앙일보는 세계신문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급속하고 단단한 성장을 거듭하여 이제 창간8주년을 맞게 되었다. 항상 참신한 기획, 알찬 내용, 그리고 다양한 편집으로 수백만 독자의 다정하고 충실한 벗이 돼온 중앙일보는 그 동안 쌓아올린 굳건한 터전 위에서 앞으로 보다 친밀한 독자의 반려가 될 것을 기약하면서 각계 애독자들로부터「왜 중앙일보를 즐겨 읽는가」「중앙일보의 어떤 점이 좋으며 고쳐야할 점은 무엇인가」등에 대한 꾸밈없는 의견을 들어본다.

<깨끗한 지면에 호감-김원룡<서울대 박물관장>
신문은 어떤 개인적 연유로 해서 구독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남들이 많이 보는 신문을 택하게 된다.
그것은 그 신문이 시민의 욕구를 대체로 잘 충족시키고 있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신문이 답답하다든지 고식적이라면 자연 외면하기 마련이다. 우선 활자나 인쇄, 혹은 편집 등 지면의 인상이 부드럽고 새로운 맛을 주어야 하고, 더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기사에서 풍기는 제작의 열의이다.
중앙일보를 펼쳐들면서 토요일 오후 같은 느낌을 갖게되는 것은 이 신문의 퍽 좋은 특징일 것이다.
따분하고 나른한 일화 속에서 어딘지 부드럽고 새로운 맛을 준다는 것은 분명히 이 신문의 체구라 생각한다. 어려운 여건일 때일수록 그것은 서로가 소중한 것이다.
제작에 있어서의 열의란 반드시 이거라고 짚어 말하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직접 관계되는 기사가 정확하고 빠름을 지적할 수도 있겠고 쉽지 않은 기획기사를 들 수도 있겠으나 독자의 눈은 자그마한 기사하나까지 얼마큼 성의 있게 전달해주느냐를 소중하게 여긴다.

<독자의 욕구를 충족-윤희중<이대교수, 신문학>
중앙일보를 펴들면『독자가 무엇을 읽고싶어 하는가』를 열심히 추구하고있는 흔적이 보인다.
풍부한 읽을거리, 시원한「메이크업」,깨끗한 인쇄, 그리고 무엇보다도 독자의 흥미를 충족 시켜 주려는 노력 등은 중앙일보가 지닌 매력들이다. 특히 구색을 맞추어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고있는 문화·여성 면의 강점은 어느새 중앙일보의 전통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신문의 기능에서 속보성, 흥미성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문본래의 사명, 신문이 존재하는 이유에 좀더 충실해지는 일이다.
이것은 독자의 흥미를 만족시켜 발행 부수를 늘리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일일 것이다.
중앙일보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지만 사건보도가 사회성을 떠나 흥미본위로만 다루어지고 있는 제작태도는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주어진 여건 안에서라도 최선을 다해 국민여론형성에 이바지해 주기를 창간 여덟 돌을 축하하며 부탁드리고 싶다.

<소탈함·세련된 내용-강신재<작가>
전체적인 느낌이 부드럽고 친근감이 있어서 좋다.
일반인의생활에 밀착되어 소탈하면서 동시에 세련된 면을 지니고있는 것이 매력의「포인트」가 아닌가 한다. 말할 것도 없이 신문은「뉴스」를 정확 신속히 전달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거니와 그 전달방식에는 여러모로 차가 있겠고, 또한 긴급한 정보 말고도 시대의 흐름이라 할 것을 반영하는 임무를 신문은 아울러 지닌다.
이에 있어 각 신문의 특색은 뚜렷해지는 것이고, 중앙일보의 장점은 신선한 감각이나 높은 안목과 함께 구석구석 친절하다는, 세련과 소탈함을 겸한 지면을 가지고 넓은 층의 독자를 기쁘게 해주는데 있다고 본다.

<살림 돕는 생활기사-이혜자<의사 최신해씨 부인>
매일매일 살림에 쫓기는 대부분의 주부들에게 신문은 유일한 읽을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주부들은 신문에 대해 기대하는 것도 많고 또 불평도 많게 된다.
내가 오래 읽어온 중앙일보는 특히 여성 면으로 한「페이지」를 합당하고 있어 살림에 필요한 많은 정보를 얻고있다. 식탁「힌트」·상품지식·육아, 여러 가지 생활기사들은 실제로 살림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렇게 비교적 많은 양의 가정 난 기사를 읽다보니 비례해서 욕심이 더욱 많아지는 것 같다. 식탁「힌트」가 필요한 때인데 왜 안나올까, 좀 더 색다른「아이디어」를 줄 수는 없을까 하는 등의 불만을 느낄 때도 많다.
이것은 그만큼 내가 중앙일보에 많이 의존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가정 난의 담당자들은 부지런한 주부처럼 잠시도 쉬지 말고 모든 가정의 살림 일을 생각해주기 바란다.

<경제면 더 늘렸으면-김종대<상의 상근 부회장>
애독자의한사람으로서 특히 두 가지를 묻고 싶다.
먼저 비교적 지면이 넓지 못한 우리 나라 실정 하에서도 이를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읽을거리가 많다는 점이다. 우선 문명시평의『분수대』와『민족의 증언』에 이온『일본에 심은 한국』과 같은 연재물로서『남기고 싶은 이야기』와 같은 것은 그 연재물 내용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의 새로운 맛과 충실함에 있어서 뛰어난다고 생각된다.
다음은 전체적으로 보면 내용이 온건하고 편집방향이 어느 일면에 치우치지 않아 차분히 가라앉은 건실한 것이어서 격조가 높다는 점이다. 이러한 것들이 일관돼 연륜을 쌓아 가면 어떤 객관적 입장에서 역사의 기록 내지 평가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후세의 자손들에게 오늘의 정확한 면모를 알려주는 증인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다만 경제난이 비교적 넓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특파원들의 노고 어린 기사와 해설은 다양하고 충실하지만 때로는 너무 고답적인 것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읽을거리 많아 흐뭇해-고은아<영화배우>
중앙일보는 내가 영화계에「데뷔」하던 해인 65년 창간된 신문이기 때문에 유달리 애착이 가는 신문이다. 물론 같은 해에 출발했다는 단순한 이유하나만으로 중앙일보를 즐겨 읽는 것은 아니다.
늘 바삐 뛰어다녀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신문을 정독할 겨를은 없지만 중앙일보의 재미있는 읽을거리들은 비교적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이다.「분수대」「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그리고 여성에 관한 많은 기사들을 하루도 읽지 않으면 뭔가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중앙일보를 전체적으로 본다면 깨끗한 인쇄, 참신한 편집이 꼭 마음에 든다. 대중예술인 영화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하나의 자그마한 불만을 털어놓자면 영화를 비롯한 대중예술의 발전에 다소 냉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중예술을 올바르게 이끌고 건전하게 육성하는 것도 신문의 사명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며 중앙일보에 이점을 꼭 부탁드리고 싶다.

<참신한 기획에 매료-이병용<변호사>
새로운 언론의 기치로서 온건을 표방하고 출범한 본지의 취지를 높이 평가하여 창간이래 구독하고 있다.
『민족의 증언』『도의문화「심포지엄」』『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일본에 심은 한국』 등 퍽 무게 있는「다큐멘터리」는 그 자체가 귀중한 기록문헌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면서도 어제의 역사보다 오늘의 문제에 맞부딪쳐야할 지면이 너무 축소되고있는 아쉬움이 현실문제에 대한 비판정신이 둔화되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든다. 신문은 어제의 역사를 독자들에게 환기시켜주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오늘의 절박한 문제를 다루는「미디어」라는 점에 더욱 중점을 두어야하지 않을까?
현실적으로 신문제작에 있어서 객관적 조건이 신문의 논조를 많이 좌우하겠지만 제반여건이 어려울 때일수록 신문의 사명인 시시비비에 더 철저해야할 것이다.
귀지는 비록 역사가 짧지만 참신한 기획과 박력이 있어 창간 8주년을 맞아 더욱 큰 기대를 걸어보는 것이다.

<독특한 개성에 끌려-김원복<피아니스트>>
나는 중앙일보의「팬」이다.
내가 이처럼「팬」이 된 것은 아마 창간호부터 보아왔기 때문인 것 같다. 이것은 갓「데뷔」한 영화계의 신인배우가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가운데 짧은 시일 안에 대 「스타」가 됐을 때 그의 성장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의「팬」이 되는 것에 비교할 수 있다.
창간호부터 보는 사이 나는 이 신문에 어느 사이 정이 들었다. 나처럼 나이가 조금 지긋한 사람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나는 중앙일보의 개성과 맛이라 생각하는데 이 개성과 맛에 정이 든 것이다.
중앙일보만이 갖고있는 참신함에다 또 중앙일보의 시원시원한 지면이 독자들의 흥미를 끈다고 생각한다.
또 요즘 와서는 새로운 여러 가지 기획 물이 추가되어 신문이 만들어지는 것을 볼 때, 창간되자 곧 대 신문으로 발전한 이 신문의 인기를 짐작케 한다. <원고도착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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