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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은 예보할 수 있다|미국 컬럼비아대 지질관측소팀 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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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진은 같은 자연재해 중에서도 가장 참혹하고 예측할 수가 없어 인류가 지상에 등장한 이래 수백만의 인명 피해와 엄청난 재산 손실을 가져다주었다. 그런데 최근 폭풍의 발생과 진로를 미리 예보하여 피해를 줄이듯이 지진의 변덕을 알아내어 주민들이 대피할 시간적 여유를 줄 수 있는 지진예보방법이 개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8월 초순에 예보 실험이 「뉴요크」주 「애디론대크」 산맥 중의 「블루마운틴레이크」지역에서 행해져 지진의 크기·시간·장소가 과연 예보한 대로 들어맞아 역사상 처음으로 개가를 올렸다.
「컬럼비아」대학교의 「라먼트-도허티」 지질관측소에 근무하는 금년 33세의 지질학자 「야쉬·애거를」씨가 바로 지질예보의 기수.
「애거를」씨와 그의 동료 과학자 「린·사이크스」씨는 「블루마운틴레이크」지역이 보통 때는 지진이 없는데 자주 지진이 일어난다는 사실에 호기심이 일어나 2년 전부터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6월 중순 두 차례에 걸쳐 이 지역에 지진이 내습하자 「애거를」씨와 동료들은 원래 설치된 지진계 외에 7개의 이동 지진계를 증설하고 「애거를」씨는 2주 동안 지진계의 기록을 「체크」하러 매일 1백「마일」씩 이나 자동차를 몰았다.
이러한 끈질긴 노력 끝에 지진 기록의 결과를 종합, 지난 1일 앞으로 2일 이내에 강도 2.5의 지진이 있을 거라는 예보를 발했다고 그런데 정확히 2일 후에 강도 2.5의 지진이 지진계에 기록되어 현실로 나타났다.
이 지진예보술은 「라먼트」 연구진과 「스탠퍼드」대학교의 과학자 「아모스·누르」에 의해 각각 독립적으로 고안되었다. 예보 기술의 이론적 배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하의 압력이 한계점에 달하면 단층에 걸쳐 있는 바위가 갑작스레 갈라지고 팽창된다. 물이 포화되어 있는 바위에 금이 가고 갈라지면 수많은 조그마한 공동이 생성된다.
이렇게 되면 물이 채워져 있는 바위틈 속을 더 빨리 달리는 P(압력)파의 진행을 늦춰 준다. 두 종류의 지진파 중 나머지인 S파(횡파)는 새로 생성된 바위틈의 영향을 별로 감지함으로 속도가 줄어들지 앉는다.
따라서 S파 속도에 대한 P파 속도의 비율(P/S)은 급격히 줄어든다. 그렇지만 지하수가 점차 바위틈을 채워 감에 따라 그 비율은 청상으로 환원되지만 지하수는 바위 속의 압력을 계속 증가시켜 단층이 밀리도록 작용한다. 이처럼 단층이 밀리는 것이 바로 지진으로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다.
「사이크스」 「애거를」 「크리스토퍼·숄즈」씨는 「사이언스」지상에 발표된 논문에서 「블루마운틴」지역에 큼직한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지진파 현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라먼트」 예보법의 기초를 이루는 이 S파와 P파 현상은 남부 「러시아」 「가름」에서 연구 중이던 소련 과학자 「팀」에 의해 l969년에 처음으로 보고되었다.
이 지진파 현상은 1971년에 발생한 일본 지진과 「로스앤젤레스」 근교 지진 전에도 발생했음이 추후에 확인되었다.
「라먼트」과학자들은 다른 여러 가지의 지질학 적인 단서와 이 지진파 현상을 잘 응용하면 지진을 충분히 예보할 수 있다면서 『지진이란 너무나도 엄청난 자연현상이므로 예고 없이 일어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아뭏든 지진예보대가 생겨 인명 피해를 없애 줄 날도 시간문제인 것 같다. <타임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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