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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금관 직접 보고싶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중병소식이 전해지고 있는「스웨덴」국왕「구스타프·아돌프」6세가 1926년10월 서봉총 발굴에 참가했을 때 발굴을 도왔던 경주시 성건동200의1 최남주옹(68·당시 고적관리소 직원)에게 155호에서 나온 찬란한 금관을 직접 보고 싶다는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를 받은 최씨는 1926년10월「구스타프」왕이 황태자 때 신혼여행을 우리나라를 방문, 경주의 서봉총 발굴에 참여했을 때 일을 도와 인연을 맺은 뒤 서신교환을 계속해 왔으며 지난번에 155호 고분에서 금관이 나왔을 때도 사진과 발굴 경과를 알려주었다.
지난 20일에 받은 왕의 편지는 왕실 의전관「스티그·에릭손」씨가 왕명을 받아 지난 14일 써 보낸 것으로『귀하의 8월2일자 편지에 대한 폐하의 깊은 감사를 보낸다』로 시작해 경주 고분발굴 성과를 축하한 다음『귀하의「스웨덴」방문에 관해서는 11월 하순께 국왕께서「스톡홀름」에 계실 것이며 별다른 일이 없는 한 국왕이 귀하를 영접할 것』이라고 써 앞서의 초청을 확인하고있다.(앞서 한번 오라고 했었다).
최옹은 왕의 와병소식과 거의 동시에 이번에 또 초청확인 서한을 받아『기쁨과 슬픔이 겹쳐 무어라 말할 수 없다』고했다.
서봉총 때 인연을 맺은 최씨는 귀중한 문화재가 발굴될 때마다 그 소식을 사진과 함께「구스타프」왕에게 전했고 왕은 항상 깊은 관심과 호의를 담아 회신해 왔다고 최씨는 밝혔다.
「구스타프」왕은 회신에서 문화재에 관해 의문 나는 점이 있으면 꼬치꼬치 지적, 구체적인 설을 요구해왔다고 전하면서 최씨는『왕이 우리의 찬란한 문화에 대한 관심과 온후한 인심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46년 전의 방한 당시「구스타프」왕은 당시『황태자의 몸으로 신부인 태자비와 함께 발굴현장에 뛰어들어 인부들과 함께 능숙하게 삽질을 하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최씨는 회고하면서『금관이 발굴되자 두 손으로 조심스레 금관을 받쳐들고 기쁨에 넘쳐 한동안 말을 잃고 가을 하늘에 찬란히 빛나는 금관만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서봉총은 발굴 뒤 고고학자인「구스타프」왕의 참가를 기념해 서전의 서자를 붙여 서봉총으로 이름지었던 것.
한편 편지를 받은 최씨는 앞서도 한번쯤「스웨덴」에 오라는 초청을 받았고 이번 또 확인되었지만 여비 때문에 가게될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경주=옥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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