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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선공업(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조선공업진흥을 위한 여건변화에 발맞추어 바야흐로 조선소건설「붐」이 일고있다.
2년전만 해도 1천t급 이상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가 2개뿐이던 것이 지금은 연산 1백만t이상의 대형조선소를 건설중이거나 계획중인 업체만도 현대·조공·한진·동아건설·삼양항해 등 재벌기업 5∼6개 업체.
이밖에 고려원양·동국제강이 중형 내지 원양어선 조선소를 계획하고 있고 기존업체인 대선 조선이 중형조선소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업체별 계획 및 추진현황을 보면-.

<현대건설(대표 정주영)>
울산 미포리에 35만평을 확보, 내자 5천2백만 달러(2백8억원)와 외자 5천8백만 달러(투자액의 53%) 등 모두 1억1천만 달러(4백40억원)를 들여 연산 1백50만t의 대형조선소를 건설 중.
71년 당초 착공 때는 70만t 규모였으나 1백50만t급으로 늘리고 73년 말까지 끝낼 예정이며 앞으로 연산 2백60만t 규모로 재확장할 계획.
소요자금 중 외자 5천8백만 달러는 스페인의 마키니개스타 등 5회사로부터 차관 형식으로 도입키로 해 이미 외자도입심의위를 통과했다.
내자는 자기자금 1백5억원과 정부지원 1백3억원으로 충당하되 자기자금은 현대건설의 장비 중 현물·용역 출자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공사(대표 남궁연)>
부산영도에 있는 기존시설을 연간 10만t 규모로 확장하는 한편 거제군 옥포리에 1백만평을 확보, 연산 3백50만t 규모의 대단위 조선소를 착공할 계획아래 이미 정지작업을 시작했다.
8월초 정식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토지수매가 순조롭지 못해 본격적 작업은 상당히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공사에 필요한 대금은 전체 소요액 1억 달러 총 80%인 8천만 달러를 미 수출입은행과 「모건·트러스트」에서 차관형식으로 도입하고 나머지를 자기자금(20억원), 정부지원(40억원), 공모증자(20억원)로 충당할 계획.
기존 조선소는 70년까지 조선능력 1만8천t이던 것이 71년 확장계획에 착수하면서 현재는 6만t 규모로 늘었다.

<한진(대표 조중훈)>
내외자 1억 달러를 들여 거제군 죽도에 부지 80만평, 최대건조선 1백만t 규모의 대형조선소를 추진하고 있다. 다른 업체가 차관도입에 의존하는 것과는 달리 합작투자를 모색하고 있는데 합작선은 일본의 「미쓰비시」가 유력.

<삼양항해(대표 한병기)·동아건설(대표 최준문)>
양사 합작으로 충무에 1백만t 규모의 조선소를 건설키로 합의, 이미 KOMAC(한국해사기술)에 설계용역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소요자금 약 1억 달러 내 외자조달이 큰 과제로 되어있다.
중형이하의 조선소 건설움직임도 활발하다. 고려원양이 거제도에 원양어선조선소를 검토중이며 대양조선은 부산시 영도구 청학동 조선소 옆에 부지 3만평을 확보, 5만∼10만t 규모의 중형조선소건설을 서두르고있다.
동국제강도 부산공장 안에 1천t급 조선소를 건설 중.
그러나 조선공업은 이제까지 크게 낙후되어있었던 만큼 업계가 안고있는 문제점은 심각하다.
첫째가 자금조달문제. 조선소건설비는 t당 1백 달러로 계산, 1백만t 규모의 조선소를 건설하는데 1억 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하고있다.
정부는 지나친 외자의존을 막기 위해 조선소전설 인가조건에 자기자본이 30%이상일 것 ②차관의 경우 정부의 지불보증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현재 대형조선소건설을 추진중인 업체가운데 자기자금이 30%를 넘는 기업은 불과 2개 업체 정도다.
또 외자도입을 계획중인 경우도 아직 차관 혹은 합작선과 계약을 채결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당초 극동건설이 삼천포 이웃 사등에 대단위 조선소를 건설하려다 대금조달이 어려워 포기 단계에 있고 금호「그룹」도 여수에 대형조선소를 건설하려다 입지조건 및 자금사정 때문에 후퇴한 것을 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둘째 관련공업의 미숙도 문제다. 1만t급 이상 선박의 경우 국산화 비율은 25%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조선공업은 금속·기계 등 연관 공업제품의 조립공업이므로 연관 산업의 육성이 시급하다.
셋째 기술개발과 인력확보. 대형조선에 필요한 기술뿐 아니라 대단위 조선소가 생겨남에 따라 기존 조선소에 있던 기능공·기술자에 대한「스카웃」문제가 벌써 제기되고 있다. <신성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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