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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거류민단침투 간첩 자수(정보부 발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중앙정보부는 7일 재일 북한 대남공작원에 포섭되어 북한노동당에 입당한 뒤 국내고정간첩에게 공작금을 전달하고 조총련에 각종정보를 전달하는 등 간첩활동을 해온 재일 거류민단 천섭현본부단장 정연수씨(47)가 자수해왔다고 발표했다. 정연수씨는 지난 7월15일 정부의 새마을지원사업의 민단대표로 본국에 온 직후 수사기관에 자수, 7일 상오 신문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0년 동안 공산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들의 지령에 따라 움직인 것을 깊이 사과하며 앞으로 조국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밝힌 뒤 자신의 자수 동기 및 최근북한의 대남 공작실황 등을 털어놨다.
경북 영일군 출신인 정씨는 17세 때인 43년7월 도일, 외삼촌 지대우집에 머무르며 노동자생활.·「파찡꼬」점고용원 등으로 전전하던 중 61년2월 일본 「지바」시에서 동서간이자 조총련 천섭현상공회 부회장인 우고황에게 포섭되어 64년4월 재일 북한 대남 공작지도원 이병익으로부터 6개월 동안 대남 공작원으로서의 실무교육을 받고 그 해 11월 노동당에 입당했다는 것이다. 이때 정씨는 정월주란 가명으로 이병익의 지령에 따라 대민단 및 대남 공작을 벌여왔었다고 밝혔다.
정씨는 그 뒤 이병익과 교제된 대남공작지도원 김영조에 인계되어 난수표해독방법, 암서(암서)작성방법, 접선 및 연탁방법 등 간접실무교육을 보충 받은 뒤 자수하기 전까지 본국에 드나들며 ▲재일기지와 국내 침투간첩 김용운과의 연락 ▲국내공작토대구축, 위장업체로서 「호텔」경영 ▲북한기지의 A·3지령에 의한 정세변동에 적응한 활동 ▲위장전향한 조총련계의 민단 조직내 대남공작 거점형성 등 지령사항을 수행했으며 65년4월에는 국내고정간첩 정기열에게 공작금 70만원을 전달했고 67년3월 민단 천섭현 본부재정부장 재직시에는 조총련중앙운영자금으로 일화 3백만「엥」을 제공, 71년4월 김일성 환갑 때에는 축하금으로 일화 1백50만「엥」을 기부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72년6월 조총련 천섭현위원장의 지령에 따라 민단 천섭현 본부단장으로 위장 침투한 뒤 표면적으로는 민단사업에 협력하면서 이면으로는 민단내 정보를 조총련에 제공하며 본국에서 오는 대학교수·학생 등 대남공작 대상인물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으며 북한으로부터 4회에 걸쳐 A·3지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씨는 『북한은 7·4공동성명 후에도 남북간의 회담에 관계없이 「대화는 대화, 혁명은 어디까지나 혁명이다」라는 대남전략을 내세워 제3국을 통한 우회공작에 중점을 두어 간첩들을 침투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씨가 밝힌 바에 따르면 북한은 재일 조총련의 전 조직역량을 재일 간첩조직으로 전환, 확대하여 위장전향·자금지원·기업투자 등 방법으로 본국의 합법적인 침투여건형성에 날뛰고 있으며 이른바 통일전선 형성의 일환으로 상부층 접근공작과 아울러 군고위 간부출신이나 교수 및 학생 등을 주요포섭대상자로 선정하여 현 체제 반대와 국민들의 반정부봉기를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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