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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석 한적 수석 대표 만찬 연설-요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해 여름철에 이곳 평양에서 우리가 첫 회담을 시작한 이래 남북적십자 회담은 그 동안 해를 넘기고 다시 여름을 맞이하여 일곱 차례의 회담을 가졌읍니다마는, 불행하게도 이 회담에서 아직껏 이렇다고 내세울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읍니다.
우리 대한 적십자사 대표단은 이번 제7차 회담에서 금년의 의의 있는 하나의 당면 사업으로서 남북으로 흩어진 가족과 친척들로 「추석 성묘 방문단」을 구성하여 상호 방문케 할 것을 주장하였읍니다.
이 「추석 성묘 방문단」의 상호 방문이 우리 회담의 밑거름이 될 뿐 아니라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미풍 양속과 적십자 인도주의 정신, 그리고 남북간의 이해와 신뢰의 조성에 획기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는데 대하여는 긴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조상의 묘를 북에, 또는 남에 두어 조상을 추모하는 정을 바치지 못하고 있는 자손들에게 성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오늘의 현실에 가장 알맞는 적십자 인도주의 정신을 구현하는 길이며, 숭고한 민족적 양심을 발휘하는 길이라고 이 대표는 확신합니다.
적십자사와 조절위원회의 극히 제한된 인원만이 왕래하던 남북간의 좁은 통로는 이들 『추석 성묘 방문단』의 상호 방문으로 그 통로가 훨씬 넓어질 것이며, 그것을 통하여 남과 북은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하고 더욱 신뢰하게 될 것입니다.
대한적십자사 대표단의 이와 같은 주장이 실천에 옮겨지면 남북적십자 회담 타결의 활력소가 될 것이며 남북적십자 회담의 진전은 곧 전반적인 남북 관계 개선의 일대 전환점을 가져오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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