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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군 소래산 중턱서 신라말기 마애불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단국대 방물관은 지난 10일 인천 동쪽 8㎞ 떨어진 부천군 소래면 대리 뒷산에서 12.5m의 거대한 마애불을 조사하고 10세기께의 작품이라 추정했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으면서도 이제까지 학계에 알려진바 없는 이 마애불은 지방민들이 「장군님」이라고 불러오는 음각선묘의 것.
마애불 밑으로 촛물이 녹아 흘러 수북이 덩이진 것으로 보아 근자에도 예배의 대상임을 입증해 주고 있다.
불상의 얼굴부분은 깎아지른 절벽의 까마득한 꼭대기에 그려져 있어서 표정을 분명하게 살필 수 없지만 옷자락 아랫단의 Ω형 주름무늬와 불상이 딛고선 앙련좌의 섬세한 연판 무늬로 보아 신라말기의 조각으로 짐작된다고 정영호 교수는 말했다.
서해안 가까운 이 소래산은 해발 4백m 남짓한데다 가파르고 바위 많은 악산.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인천도호부의 진산으로 여기 효일사란 절이 있는 것으로 기재돼있다. 물론 지금은 절터조차 찾아볼 수 없는 형편이고 다만 삼국통일당시 소정방이 세웠다고 전하는 석탑이 있었는데 1915년께 인천으로 옮겨갔다는 일제의 조사기록이 있을 뿐이며 그밖에는 아무런 기록도 찾아볼 수 없는 실정.
이 마애보살 입상은 신고가 11m75㎝. 얼굴길이만도 1m75㎝이며 삼산 보관을 썼다. 손은 오른손을 어깨에 세우고 왼손을 내리 받친 시무외인. 옷 무늬가 어깨로부터 무릎아래까지 치렁하게 원호를 긋고 주름진 표현이다.
서울근교의 마애불로는 비봉의 승가사 것과 삼천골 것이 있지만 둘 다 양각이고 고려시대 작품. 소래산 중턱의 이 마애불은 비록 음각이지만 보다 오랜 시대의 작품이고 또 거대함이 비견될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된다고 정교수는 말했다.
이제까지 알려진 우리 나라 최대의 마애불은 역시 선각으로 고창선운사 두율암계곡의 마애석불좌상. 총고가 17m이나 불상 좌고는 약12m에 불과하다.
그런데 소래산 마애 입상은 현재 「록·크라이밍」의 암벽으로 이용되고 있는 까닭에 보호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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