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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풍…기능공 스카우트 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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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기능공「스카우트」열풍이 분다. 공업신장을 타고 숙련된 기능공을 서로 빼앗아 일부 직종은 90% 이상이 연쇄적으로 직장을 바꾸는 등 기능공 파동을 몰아오고 있다. 기능공 측은 시절을 만나 주가가 뛰는 반면 기업 측은 「스카우트」 시비 끝에 상대기업과 주먹다짐까지 벌이기도 해 희비가 교차-. 아직은 기능공의 절대수가 모자라는 형편이어서 닥쳐온 중공업 건설을 맞아「스카우트」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일 과학기술처에 의하면 「스카우트」 소동이 그 중 심각한 직종은 편직 등 섬유공과 용접공.
편직공은 지난해부터 「스카우트」 바람에 휩쓸려 한해동안 무려 98%가 직장을 갈았고 용접공은 작년 초 포항에 현대조선이 선 뒤 부쩍 달려 92%가 공장을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섬유공 쟁탈전은 최근에 들어와 「피크」를 이뤄 지난달 21일 진주에선 D염직이 숙련공을 대거 빼간 인근 T염직측과 주먹다짐을 벌였는가 하면 K직물은 C직물에 숙련공을 거의 뺏겨 한때 조업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맞았다..
서울의 방림방적은 3월부터 20여명의 타면·연조공을 야금야금 인천 H방직에 뺏겨 기능공 급모작전에 나섰다.
가발수출업계도 마찬가지로 「스카우트」 열풍지대.
서울시내 10여 가발업체는 올 들어 「홍콩」등지서 주문이 쇄도하면서 치열한 숙련공 쟁탈전을 전개, YH무역은 1년반∼2년짜리 숙련공 1백50명과 견습공 l백50명 등 모두3백 명을 뺏겼다.
또 조선업계도 대단위 현대조선이 선 뒤 대한조선·대선조선 측이 「스카우트」 열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처에 의하면 이 같은 「스카우트」전은 제조업 거의 전부에 미쳐 지난 한해동안 20여만 명의 숙련공 중 64%인 12만8천여 명이 한번씩 공장을 옮겨간 것으로 집계됐다.
「스카우트」의 원인은 기능공의 절대수가 우선 부족한데다가 지난해 이후 공장의 급격한 증축확장(서울통장·금강제화·방림방적·동양정밀·대한화학·신도「리코」 등)·갑작스런 수출주문 쇄도(가발업) 및 봉급 격차가 심하기 때문.
이 때문에 가발업계에선 서로가 「스카우트」에 시달리다 못해 지난 24일엔 공장장 회의를 소집, 『앞으로 기능공을 빼 가는 업계는 조합원자격을 박탈하기로』 스스로 선언, 「스카우트」 방지협정까지 맺었다.
그 대신 업계는 5월 들어 방림방적·YH무역·한국조선·현대「타이어」·인천제철·동양제과·국제기능개발협회·동양정밀·신도「리코」·서울통상·삼강산업·대한화학·금강제화·대한어망·동진주물·한국동방제지·중앙공예물산·「라바」정공·민성전자·삼덕무역·오신교역·건양기업 등 30여 유수 기업들이 공개모집으로 기능공을 뽑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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