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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세계에 큰 충격 「솔제니친」전기|『「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그후 10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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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금년내 영국 「맥밀란」출판사에 의해 간행될 「노벨」상 수상작가 「알렉산드르·솔제니친」전기의 내용은 서방세계에 커다란 충격을 가져다주고 있는 것 같다. 「솔제니친」의 가장 가까운 친구 가운데 한사람이며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소련의 생물학자 「조레스·메드베데프」에 의해 쓰여진 이 원고의 제목은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그 이후 10년』인데 「솔제니친」이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를 발표하여 각광을 받은 후 10년 동안 그가 어떻게 소련사회에서 소외되었으며 어떻게 몰락돼 왔는가를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
이 원고는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가 소련에서 수백만부나 발행되어 독자·비평가 심지어는 정치지도자들에게까지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최근작인 『1914년8월』은 어째서 소련 내에서 발행금지 되기에까지 이르렀는가에 대한으로 쓰여졌다. 「메드베데프」는 해답의 형식이 문제해답에 대한 한 방법으로 「흐루시초프」가 60년대 초기에 승인했으며 그후 그의 후계자들이 서서히 그러나 무자비하게 철회했던 소련 문화계의 자유화에 대한 간결한 역사를 제시했다. 곁들여 「메드베데프」는 「솔제니친」과 그의 친구들에 관한 발표되지 않았던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제시함으로써 「메드베데프」가 암시하고자 하는 것은 소련사회의 보수적인 세력이 예술에 대한 압제를 다시금 시작해 왔다는 것이다.
이 원고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 「메드베데프」는 『우리가 다시금 폭력과 압제의 지배를 향해 우리의 자세를 가다듬는다는 것은 가능한 일인가』고 반문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스스로의 해답으로 「메드베데프」는 한 친구의 말을 인용한다. 「볼셰비키」혁명을 겪고 「흐루시초프」를 곁에서 지켜본 그 친구는 「메드베데프」에게 『영원한 정의는 영원한 민주주의의 조건하에서만 성취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메드베데프」에 의하면 64년 초 한 중대한 결정에 의해서 「솔제니친」이 더욱 유연해 지는 것이 좌절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당시 소련에서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인 「레닌」상 수상자 결정에 관한 것인데 보수적인 세력이 「솔제니친」수상을 방해, 의당 받을 수 있었던 것을 받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메드베데프」에 의하면 「레닌」상 심사위원회는 그 첫 시도가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심사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당시 심사위원장은 소련문화상 「예카테리나·푸르체바」의 지원을 받고 있었는데 그는 그 작품이 「레닌」상 수상작으로는 부적당한 작품이라고 선언했으며 비밀경찰 두목의 친구이자 소련청년공산주의자동맹의 제1서기인 「파블로프」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솔제니친」이 수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노비·미르」지 편집장이며 「솔제니친」의 가까운 친구로서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처음 발표했던 「알렉산드르·트바르도프스키」도 심사위원회 위원 가운데 한사람이었으나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솔제니친」의 처지는 험악해지기 시작했다고 「메드베데프」는 이 원고에서 밝히고 있다. 65년말께 소련 비밀경찰은 그의 원고를 압수하기에 이르렀고 69년 소련작가동맹은 그를 추방했다.
「메드베데프」의 이 원고는 「솔제니친」이 중심인물로 되어 있으나 그 10년 동안 크든 작든 하나의 역할씩을 한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외의 등장인물 가운데 한사람은 지난 40년 동안 소련에서 공식적으로 가장 인정을 받은 『고요한 「돈」강』의 작가 「미하일·숄로호프」이다.
「메드베데프」는 「흐루시초프」실각 이후 「숄로호프」의 작품들도 「흐루시초프」후계자들에 의해 이념적 탄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솔제니친」을 지지하는 일련의 시위가 있은 후 「숄로호프」처럼 정부로부터 응징을 받은 사람들을 「메드베데프」는 다음과 같이 꼽고 있다.
◇「발레리·파블린처크」=「모스크바」남서쪽 「오브닌스크」의 과학「센터」에서 근무한 행동적인 젊은 물리학자인데 「솔제니친」의 『암 병동』의 원고가 그 연구소의 조사에 의해 밝혀진 후 67년 공산당과 과학「센터」로부터 축출되었다.
◇「예프게니·마르킨」=「솔제니친」이 작가동맹으로부터 추방되는데 대해 반대 발언한 시인으로 그후 71년 자기자신이 작가동맹으로부터 축출되었다.
◇「로스트로포비치」=「솔제니친」을 변호하는 공개서한을 썼으며 그에게 살 곳을 제공한 「첼리스트」. 그후 그는 해외연주 여행이 금지되어 왔다.
◇「알랙산드르·토바르도프스키」=「솔제니친」의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를 「노비·미르」지에 게재했다가 그 편집장 자리에서 쫓겨 났으며 그후 「노비·미르」는 편집「스타일」을 바꾸게 되었다.
한편 「메드베데프」는 그가 영국을 방문하고 있는 동안 주목을 받게 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이 전기의 출판을 서두르지 않고 있으나 5월27일 자연이 국제저작권 협회에 가입한 후로는 이 책을 해외에서 발간하기가 힘들게 될 것이므로 소련어 판은 현재 영국에서 발간을 준비중에 있으며 영어판은 금년 말쯤 미국의 「앨프리드·노프」사와 영국의 「맥밀란」사에 의해 각각 출간될 예정이라고 「메드베데프」의 친구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지=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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