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화단서 호평받는 서양화가 최영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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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유럽」을 여행중인 서양화가 최영림씨가 「파리」의 유수한 화랑에 발탁되어 작품전을 열고 있다.
지난해 국전에서 초대 작가상을 받아 외유의 기회를 얻은 최씨는 4월말 출국했는데, 「파리」의 화상인 「베르카메르」화랑에서 그의 작품을 보자 곧 개인전을 요청 해와 15일부터 30일까지 첫 해외전을 갖게된 것이다. 「베르카메르」화랑은 우리나라 화가로선 남관씨와 작품계약 관계를 갖고 있다.
그의 사신에 의하면 여행을 떠날 때 10호 정도의 작품 40점을 가지고 갔으며 그들 작품이 『퍽 호의적인 반응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것. 뿐더러 화랑 측에서는 작품을 계약하고 장기체류를 종용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씨는 3개월 예정으로 「유럽」을 일주하고 돌아올 예정이라서 아직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소재와 분위기를 가진 작가의 한사람인 최씨는 최근 고전소설이나 풍속도 혹은 불교설화에서 취재한 그림들을 주로 제작해 왔으며 그 화면의 인물이 모두 즐겁고 「유모러스」한 표정들이다.
「파리」에 허다한 일반 화랑들은 자비 전시회가 태반이고 그 경우 대체로 외국인이기 마련이며 설사 작품을 인정해 전시회가 계약된다 하더라도 2, 3년을 기다려야 차례를 얻게 되는게 상례이다. 그럼에도 바쁜 여행 중에 초대전을 누리게 된 최씨는 작품의 액자마저 주선할 겨를이 없어서 검정「테이프」를 감아 응급 조처한 형편이라고 전한다.
개업 30여년만에 처음으로 구미를 밟는 최씨는 이번 여행에서 상당한 자신을 얻은 것 같다.
『한국화가들은 좋은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곳 사람들과 같은 조건으로 한다고 하면 절대로 떨어질 염려가 없다는 느낌입니다. 모두가 직장생활에 얽매여 제작시간을 못 가지면서 그만큼 일해왔다는 것은 한국인의 소질과 실력을 증명하는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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