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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된다" "말 안 된다" 논쟁 뜨거운 충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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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충북 충주가 말문화복합레저센터 유치를 놓고 시끄럽다.

충주시가 온천관광지인 수안보에 화상경마장이 포함된 말문화복합센터를 유치하겠다고 나서자 시민단체와 일부 주민이 반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인 수안보지역 주민들은 “침체된 지역발전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찬성하는 입장이다.

 말문화복합센터 유치가 처음 거론된 것은 지난 6월이다. 이종배 충주시장이 “화상경마장이 100억원 이상의 지방세수를 확보할 수 있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유치 의사를 밝힌 뒤 본격 추진됐다. 충주시는 수안보를 후보지로 선정하고 유치에 나섰다. 국내 대표적 온천관광지였던 수안보가 쇠락의 길을 걷자 옛 명성을 되찾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달 말에는 민간투자자인 ㈜유토피아가 수안보 온천 일대(옛 수안보터미널) 3만9614㎡ 부지에 350억원을 들여 ‘말문화복합레저센터’를 개발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충주시에 제출했다. 이 업체는 2015년까지 이곳에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말문화박물관, 승마센터, 경마 장외발매소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충주시는 최근 말문화복합센터 유치로 생산파급 550억원, 고용파급 2200명 등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사업성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또 이런 내용을 정리한 홍보 책자를 제작해 각 읍·면·동사무소에 배포했다.

 충주시는 이 사업이 수안보에 300억원을 들여 복합리조트를 건설하기로 한 이랜드그룹과 시너지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주시 이상정 축산과장은 “말문화복합레저센터는 일부에서 주장하는 화상경마장과는 다른 사업”이라며 “여론조사와 의견수렴을 거쳐 유치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주시의회도 말문화복합센터 유치에 동조하고 나섰다. 여야를 막론하고 19명의 시의원 가운데 18명이 유치문건에 서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일부 시민들은 “대전과 천안 등 다른 지역 화상경마장에서 보듯 지역 경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사행 행위를 조장하고 지역민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등 폐해가 크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수안보가 도박도시라는 오명을 얻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고용 역시 비정규직인 건물 청소나 관리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12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화상경마장 유치 반대 충주시민연대 관계자는 “주민 의견을 대변하는 의회까지 유치에 찬성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화상경마장의 폐해를 주민들에게 알리고 유치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 충주시청에서 말문화레저센터 유치와 관련, 찬반 양측이 참석해 여론조사 진행을 위한 협상을 벌였지만 문항과 시기, 방법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협상에서 양측은 여론조사 문구를 ‘말 문화센터’로 할 것이냐, ‘화상경마장’으로 할 것이냐를 두고 다툼을 벌였다. 다만 공정한 여론조사를 위해 객관성을 갖춘 조사기관을 선정하고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이는 것에는 합의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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