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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도 어린이들은 외롭지 않다|전남률도문교 l9명 「어린이날」의 환성|서독광부 아저씨들의 뜨거운 선물 한아름|망원경 들곤 육지보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와! 육지가 코앞에 보인다』-난생처음 망윈경을 만져보는 섬마을 개구장이들은 손에잡힐둣 다가와 보이는 듯 육지의 모습이 신기한듯「렌즈」에 눈을 댄체 저마다 잇달아 환호성을 터뜨렸다. 서해의 작은 낙도 전남 신안군 리도 이대천리 율도분교실 전교생19명은 4일 멀리서 한 서독광부가 어린이날 선물로 보내온 망원경과 현미경을 받아들고 덤덤하게 맞았던 예년과는 달리 올해는 흥겹게「어린이날」을 즐기게 됐다. 율도분교실은 남학생9명, 여학생10명에 교사1명뿐인 단칸짜리 학교. 분교보다 더작은 분교실이다. 어린이날에 앞서 이 외단섬 학 어린이들 에게 한아름 선물을 보내준 사람들은 서독에 있는 김진영씨 31·173 Ahlen West Felen gruch auf platz str 1-9 Garmany) 등 5명의 서독광무아저씨들.
선린상고를 졸업한 김씨는 지난 71년4윌 광부로 서독에 파견된뒤 그해 10월부터 『어렵게 살아가는 섬어린이긓에게 조그마한 보탬이라도 되기 바란다』는 사연과 함께 푼푼이모은돈을 율도분교실로 송금해왔다. 달걸러 7∼8천원씩 보내오는 김씨의 성금이 섬 개구리들에게 동불처럼 큰보람과 빚을 안겨주었다.
이돈으로 뜻있는 일을 하자고 마음을 모은 어린이들은 지난해2월 24일로 송금액이 1만5천원이되자 암염소2마리와 수염소1마리를 뭍에 나가 사왔다. 토끼3쌍도 함께 사왔다. 새끼를 쳐서 장학기금을 만들어 이 학교에서는 아직 아무도 못이룬 중학교 진학의 꿈을 이루어보자는 소망 때문이었다.
사과궤짝을모아 토끼집을 만들었다.
그러나 10평도 채못되는 단칸짜리 율도분교실에는 염소를 들여놓을 우리가 없었다. 궁리끝에 어린이들은 19명의 전교생들이 하루3명씩 당번을정해 염소1마리씩을 집으로 데려다 재우고 나오기도했다.
지난3월20일 율도분교실에는 처음으로 큰 경사가났다. 암염소 2마리가 한꺼번에 눈처럼 하얀 새끼염소5마리를 낳은 것이다. 공부하던 섬 개구리들이 수업을 중단하고 선생님과 함께 산파역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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