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보라스, 한국 선수에겐 '천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4면

추신수의 잭팟 계약은 ‘악마의 협상가’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61·사진)가 진두 지휘했다. 보라스는 그동안 박찬호(40·은퇴)와 김병현(34·넥센)·류현진(26·LA 다저스) 등 국내 선수들에게 대박 계약을 안긴 메이저리그(ML) 최고 에이전트다.

 보라스는 22일(한국시간) 추신수와 텍사스의 7년 1억3000만 달러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성사시켰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10~13일)이 마감되고 대부분의 선수가 둥지를 찾았지만 보라스는 변함없는 자신감을 보였다. 보라스는 2001년 박찬호와 텍사스의 5년 6500만 달러 계약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벼랑 끝 전술로 류현진에게 최고 계약을 선사했다. 그는 협상 마감시한을 불과 30초 남겨 놓고 6년 총 3600만 달러에 류현진의 LA 다저스 입단을 확정했다.

 보라스는 선수가 기대하는 이상의 계약 조건을 내민다. 반대로 구단 입장에선 얄미운 존재다. 최고 스타들을 보유하며 칼자루를 쥔 탓에 그의 협상에 끌려다니기 십상이다. 그럴수록 보라스는 벼랑 끝 전술로 배짱을 퉁긴다. 마크 프라이어(은퇴)의 협상 마감 93초 전,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의 77초 전 계약을 이끈 것이 대표적이다.

 보라스의 협상력에는 과거 야구선수로 뛴 경험이 숨어 있다. 그는 1974년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해 마이너리그에서 4년간 타율 0.288을 기록한 뒤 무릎 부상으로 은퇴했다. 이후 약학 박사를 취득했고, 로스쿨에 입학해 법률을 공부했다. 82년 로펌에 입사했던 그는 이듬해 야구전문 에이전트의 길로 들어섰다. ML 일반 에이전트의 경우 수수료로 계약액의 3~4%를 받지만 그는 6%를 챙긴다. 보라스는 ML 진출을 타진 중인 윤석민(27)과도 손을 잡고 있다.

이형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