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각 지도자들 재등장 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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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홍콩 12일 AFP동양】문혁 기간 중 숙청되었던 등소평이 국무원 부통리(부수상)에 재기용 된 것은 한때 수정주의자들이라는 낙인이 찍혔던 인사들에게 공직에 다시 복귀할 기회를 주려는 중공당 정책의 한 결실로 풀이되고 있다. 등의 재등장은 숙청으로 빈자리가 생긴 당과 정부의 지도체제를 보강하기 위한 조처로 해석된다.
등의 재등장을 시발점으로 하여 문혁 기간 중 자취를 감췄던 전 실권파, 일례로 전 중공군 총 참모장 황영승과 같은 인물들이 서서히 재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공에서는 요문원 장춘교를 비롯한 소장 층의 세력이 눈에 띄게 팽창해 가고 있으나 그들이 당과 정부의 지도층에 서기에는 아직 미숙한 것이 사실이다.
등 이외에도 다수의 전직 고위관리와 당제들이 최근 들어 다시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1972년12월10일에 사망한 당 농촌공작부장 겸 국무원 부총리 등자회의 장례식에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당시 북경의 보도 기관들은 문혁 이후 처음으로 이들 전직 고위관리들과 당제들의 명단을 보도했다.
관영 신화사통신이 지난 12월14일 등자회의 장례식에 참석한 것으로 보도한 전직 고위관리 및 당제들은 전 절강성 당 서기 임호가, 중공 인민은행장 조국여, 상해 해사교장 강지강, 이인준 전 건설상 등 10여명에 달했다.
현 중공 정권이 문혁 기간 중 숙청된 유소기의 측근 인사였으며 모택동 주석의 농업집단화에 반기를 들고나섰던 등자회의 장례식을 성대히 거행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모는 등의 장례식에 화환을 보냈으며 주인내 수상과 모의 첩 강청을 비롯한 다수의 정부 및 당 지도자들이 직접 장례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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