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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야불리 클럽메드] 강추위가 선물한 '솜털 스키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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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470m 헤이룽장성 국립공원 한가운데 있는 클럽메드 야불리 리조트에는 18개의 슬로프가 있다. 오후 4시면 불어오는 칼바람에 더 이상 스키를 탈 수 없지만 밤엔 또 다른 즐길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사진 클럽메드]

서울에 아직 본격적인 눈의 계절이 찾아오지 않았던 이달 초 찾은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야불리 클럽메드는 이미 온통 하얀 세상이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지 2시간30여 분 지나 무단장(牡丹江) 공항에 도착한 뒤 다시 차를 타고 2시간여를 달리자 시원하게 뻗은 여러 갈래의 하얀 슬로프가 보이기 시작했다.

 야불리는 11월 초~4월 말엔 영하의 날씨, 특히 1~2월에는 영하 30~40도를 오가는 혹한의 날씨다. 그러나 바로 그 추위 덕분에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쌓이며 부드러운 파우더 설질(雪質)이 만들어져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기에 딱 알맞은 환경이 된다. 프리미엄 스키 리조트로 각광받는 이유다. 야불리 클럽메드는 문 연 지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 인근에선 2009년 겨울 유니버시아드대회가 열렸고, 국내 영화 ‘국가대표’를 촬영하기도 했다.

 야불리에 온 목적은 오로지 스키. 도착한 날 저녁 스키장비를 빌리고 강습을 신청했다. 클럽메드답게 전날 미리 신청만 하면 본인 실력에 맞는 스키 강습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초급반인 비기너부터 고급반인 클럽5까지 다양하다. 스노보드 역시 클럽1~3까지 있다.

클럽메드 야불리의 야외 자쿠지.

 무료 강습은 사실 클럽메드의 다른 스키 리조트와 별로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야불리가 다른 스키 리조트보다 더 좋은 점이 있었다. 바로 강습이다. 강습은 중국어와 영어로 나눠 이뤄진다. 이곳 손님 대다수가 중국인이기 때문에 영어로 강습받는 사람은 대부분 강사와 일대일로 하루 종일 스키를 배울 수 있다. 강사는 모두 유럽 스키학교(ESF·Ecole de Ski Francaise)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가들로, 아무리 초보자라도 하루만 강습을 받으면 완만한 언덕 정도는 혼자 탈 수 있는 실력으로 키워 준다.

 스키 상급자가 마음껏 속도를 즐길 수 있는 고난도 슬로프도 당연히 있다. 이곳엔 중국 최장인 530m 길이 슬로프를 포함해 상급자용 5개, 중급자용 11개, 초급자용 2개 코스 등 모두 18개 슬로프가 있다.

 신나게 스키를 타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오후 3시가 넘어가자 몸이 으슬으슬 떨렸다. 영하 20도 기온에 칼바람까지 부니 체감온도가 뚝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오후 4시면 슬로프가 텅텅 비고 오후 4시 30분엔 케이블 운행을 아예 멈추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스키 리조트에서 스키를 탈 수 없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해가 일찍 지는 만큼 다양한 ‘애프터스키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요가, 수영, 당구, 노래방 등 다른 클럽메드에 있는 액티비티를 여기서도 그대로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탁구대는 건물 곳곳에 있다.

 공중그네도 빼놓을 수 없다. 아파트 3층 높이로 올라가자 다리가 후들거렸다. 발판에서 떨어질 줄 모르는 발을 억지로 움직여 공중으로 몸을 날렸지만 결과는 실패. 하지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격려하는 G.O(리조트 상주직원) 덕분에 창피함이 덜했다. 공중그네는 별도의 예약 없이 매일 오후 4~6시에 찾아가면 언제든, 몇 번이든 할 수 있다.

 또 매일 오후 8시30분부턴 G.O들이 펼치는 다채로운 쇼를 볼 수 있다. 남자 직원들이 여장을 한 미스 야불리 선발대회, 슬랩스틱 코미디쇼, 신나는 댄스파티 등…. 야불리의 해는 빨리 졌지만 야불리의 하루는 길고 길었다.

중국 야불리=심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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