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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쓰는 해외 교육 리포트] (7)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미들턴 그레인지스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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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미들턴 그레인지스쿨 학교 전경

2010년 12월 각각 초등학교 6학년과 4학년이던 첫째 남정수(15)와 성수(13)를 데리고 뉴질랜드로 단기유학을 왔다. 남편은 직장 때문에 한국을 떠날 수 없어 기러기 가족으로 지내고 있다. 유학을 결심한 건 아이들에게 영어 실력뿐 아니라 더 넓은 세상을 경험시켜 주고 싶어서다. 한국의 주입식 교육이 아이들에게 맞지 않는다고 느낀 것도 한 이유다.

남정수(오른쪽), 성수 형제는 “학교 가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많은 도시 중 크라이스트처치를 고른 건 치안 때문이다. 남편이 같이 오지 않아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곳을 우선적으로 선택했다. 남편 지인이 있는 것도 영향을 끼쳤지만 그보다는 생활환경이 좋고 외국인에 대해 배타적 성향이 적다는 점에 더 끌렸다. 크라이스트처치는 ‘정원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공원이 많다. 집 바로 건너편에 있는 해글리 공원(Hagley Park)은 도심 공원 중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 180만㎡(180ha, 54만4500평) 규모로 강남구 대치동(353만㎡)의 절반 크기다. 집에서 창문만 열면 끝없이 펼쳐진 녹지를 볼 수 있다. 공원 안에는 크리켓장·테니스장·럭비장·골프장 등이 있어 시민들이 휴식처로 이용한다. 자전거 타기도 좋다. 기분 나쁜 일이 있다가도 공원을 걷다 보면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이곳에 온 지도 3년이 다 돼가지만 처음 비행기 탈 때의 긴장, 그리고 이곳에서의 첫 등교 전날의 두려움이 아직도 생생하다. 준사립학교인 미들턴 그레인지스쿨(Middleton Grange School) 9·10학년에 재학 중인 애들은 이곳에서 많이 성장했다. 영어 실력과 자신감을 키운 것은 물론 배우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 애들뿐 아니라 나도 성장했다. 한국에선 시험 전 교재 3~4권을 풀리며 점수에만 목을 맸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게 뭔지 귀 기울일 수 있는 내공을 키웠다.

미들턴 그레인지스쿨은 영국식 교육 방식을 따르고 있어 규율이 엄격하다. 초·중·고생 모두 교복을 입는데 이동 때는 반드시 재킷을 걸쳐야 한다. 수업과 독서 지도는 학생 개개인의 능력을 존중해 수준별로 한다.

스스로, 천천히, 재밌게

 미들턴 그레인지스쿨 교육의 특징은 ‘스스로, 천천히, 재밌게’다. 이 학교뿐 아니라 뉴질랜드 학교 대부분이 그렇다. 솔직히 유학 초반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속 터져 죽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에서는 “3개월 만에 고등학교 1학년 수학을 마쳤다”거나 “한 달 동안 학원 ‘뺑뺑이’ 돌려서 iBT 만점을 받았다”는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들었다. 나 역시 적은 시간을 투자해 좋은 성적 받는 걸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이곳은 달랐다.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모든 걸 천천히 가르친다.

 수영이 대표적이다. 학교 수영 수업은 한 번에 딱 30분이다. 부족하다 싶어 여름방학 때 국가에서 운영하는 체육관 특강을 신청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수영을 가르치는 시간은 여전히 짧았다. 15~20명이 배우는 강습은 20분, 개인레슨은 이보다 더 짧은 10분이었다. 그것도 일주일에 두 번. ‘이게 도대체 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한 달이면 자유형·배영·평영·접영을 모두 익혔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답답한 나머지 강사에게 “왜 그렇게 천천히 가르치느냐”고 물었다. 강사는 오히려 나를 이상하게 바라봤다. “지금처럼 가르쳐도 충분히 수영을 익힐 수 있는데 왜 아이가 소화도 못할 양을 억지로 집어넣느냐”고 했다. 스스로 부족한 게 뭔지 알고, 방법을 찾으면서 익혀야 재미있다는 거다. 그때 깨달았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돕는 게 ‘진짜 교육’이라는 걸 말이다.

 학교 수업은 공부 못하는 학생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 아이들 모두가 이해하기 전까지 진도를 나가지 않는다. 교사가 “이해 안 가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손 드는 학생이 1명이라도 있으면 반복해서 설명한다. 공부 잘하는 애들 입장에서는 지루할 수 있지만 불만을 갖는 학생은 없다. 다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 요리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채소를 써는 등 재료 준비부터 한다.

2 과학 실험을 할 때는 반드시 안전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3 산악자전거·테니스·클라이밍 등 다양한 체육활동을 한다.

성적보다 수업 태도를 더 중시

 뉴질랜드의 대부분 학교처럼 미들턴 그레인지스쿨도 영국식 교육 방식을 따르고 있다. 학교 규율이 엄격한 이유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특히 둘째 성수는 워낙 활발해서인지 디텐션(detention, 벌로 방과 후 남는 것)을 자주 받았다. 수업시간에 늦게 들어오거나, 옆사람과 떠들면 디텐션을 받는다. 교사는 “더 떠들면 남기겠다”는 식으로 딱 한 번만 경고한다. 학생 행동이 달라지지 않으면 방과 후에 남겨서 교실 청소를 시키거나 점심시간에 반성문을 쓰게 한다. 그래도 달라지지 않으면 학부모에게 연락한다. 외국인이라고 봐주거나 하는 건 없다. 성수의 행동은 한국 학교에서 보면 별로 문제 될 것도 없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수업에 조금이라도 방해되는 행동을 하면 바로 교사가 제재를 가한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걸 큰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이 한국과 가장 다르다. 한국에서는 수업 태도가 나빠도 성적만 좋으면 인정받는 경우가 많지만 미들턴 그레인지스쿨은 그렇지 않다. 성수는 수학에서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성적은 좋았지만, 수업 태도 때문에 학년말에 주는 우수상을 한 번도 못 받았다. 성적보다 수업에 임하는 자세를 훨씬 더 중요하게 평가해서다. 교사와 상담할 때도 성적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 선생님들은 “성적은 노력하면 올릴 수 있다”며 “바른 수업 태도를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성수가 8학년 1학기 때 3개 과목 교사로부터 면담 요청 e메일이 왔다. 아이가 뭔가 잘못했으니 면담 요청이 왔겠거니 하면서도 4학기 중 1학기밖에 안 지난 시점이라 교사들이 아이에 대해 잘 모를 거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교사들은 성수의 평소 수업 태도나 습관 등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수업 시간에 손을 안 들고 질문한다’거나 ‘옆 친구와 잡담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이었으면 불쾌해 집에 가서 아이를 혼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교사들 태도 때문인지 그런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교사들은 ‘아이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대신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을 같이 고민하자’고 했다. 나한테 부탁도 했다. 집에서도 ‘다른 사람을 방해하는 건 잘못된 행동’이라는 걸 알려주고, 이후에도 그런 일이 있으면 서로 연락을 주고받자고 말이다. 아이를 다그치고 혼내는 게 아니라 바른 길로 이끌어준다는 생각이 들어 놀랐다.

 이러니 학교 수업 분위기가 한국보다 월등히 좋을 수밖에 없다. 성적보다 태도가 중요하고, 아이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교사와 부모가 함께 노력하니 말이다. 사실 뉴질랜드에 와서 받은 문화적 충격 중 하나가 교실 분위기다. 교사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조용히 하라고 하면 시장같이 왁자지껄하던 교실이 갑자기 쥐 죽은 듯 고요해진다. 수업이 끝날 때까지 떠들거나 딴 짓을 하는 학생을 찾아보기 어렵다.

학생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교육

 미들턴 그레인지스쿨은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고학년에 올라갈수록 고를 수 있는 과목 수가 늘어난다. 정수와 성수는 영어·과학·수학·사회·체육 등은 필수, 미술·음악·컴퓨터·스페인어·프랑스어·마오리어 등은 선택 과목으로 이 중 두 과목을 고르면 된다. 아이들이 수강신청할 때마다 “과학 중에서도 화학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거나 “경영에 관심이 있으니 다음 학기에 회계학 수업을 신청하겠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무슨 수업을 선택하느냐가 자신의 꿈에 다가가는 과정인 셈이다.

 수업뿐 아니라 교내 대회 참여 여부도 학생의 선택이다. 육상대회는 모든 학생이 참여하지만 종목은 알아서 고른다. 예를 들어 ‘나는 100m 달리기에 자신 있으니 시합(competition)에 나가고, 마라톤은 자신이 없으니 참여(participation)만 하겠다’는 식이다. 100m 달리기는 우수한 실력을 가진 다른 학생과 경쟁하며 실력을 겨루고, 마라톤은 완주하는 데 의미를 두는 거다. 등수도 경쟁하는 학생끼리만 매긴다.

 정수는 선생님이 ‘달리기에 재능이 있으니 도전해 보라’고 추천해 100m 달리기 시합에 나갔다. 한국에 있을 때 정수의 달리기 실력은 뒤에서 세는 게 빠를 정도로 최하위권이었다. 지금은 반에서 상위 다섯 손가락에 꼽힌다. 한국에서 못하던 걸 왜 뉴질랜드에서는 잘할까를 곰곰히 생각해 봤다. 아마 하고 싶어서 하는 것과 누가 억지로 시켜서 하는 것의 차이가 아닐까. 참, 학교의 평가 방식도 다르다. 한국 체육시간에는 100m를 몇 초에 달렸는지 빠른 순서대로 줄세워 평가하지만, 이곳은 실력 향상 정도가 평가 기준이다. 100m를 50초에 달리던 학생이 30초로 기록을 단축하면 엑설런트(Excellent)인 셈이다.

 또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체력이 튼튼해진 것도 한몫했다. 미들턴 그레인지스쿨에는 티타임(30분)과 점심시간(1시간)에 교실에 앉아 있는 학생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엄마가 싸준 샌드위치 등 도시락을 빨리 먹어치우고 운동장으로 나간다. 축구·농구 등 운동을 하거나 잔디밭에 앉아 햇볕을 쬐며 수다 떨기 위해서다. 이곳 아이들이 이른바 중2병을 겪지 않는 이유도 여기 있다. 활동을 하면서 에너지를 발산하니 자연히 스트레스가 풀린단다. 방과 후 운동부 활동은 한국 엄마들이 “공부를 너무 안 해서 걱정”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다. 오후 3시20분에 수업이 끝나면 오후 8시까지 운동부 활동을 할 때도 있다.

 이렇게 관심 분야 수업을 스스로 정해서 듣고, 원하는 운동을 하면서 아이들은 다른 사람 말이나 행동에 흔들리지 않는 주체성을 갖게 됐다. 한국에서는 축구 잘하는 애들끼리 뭉쳐서 반 분위기를 주도하고, 거기 속하지 않으면 소외됐다. 하지만 여기서는 누가 뭘 한다고 우후죽순으로 따라 하는 일은 없다. 아이들이 액티비티 신청할 때 “친한 친구가 뭘 신청했는지 알아보라”고 했다가 핀잔만 들었다. “A는 축구를 좋아하고, 나는 농구가 재미있는데 왜 A를 신경쓰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즐길 수 있는 게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일 거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흥미 있는 과목과 운동, 목표와 꿈을 찾는다.

 얼마 전 한국에 돌아간 지인에게 수행평가 얘기를 듣고 새삼 충격을 받았다. 교내 반 대항 축구경기에서 우승한 반 선수로 뛴 학생만 수행평가 점수를 받았다는 거다. 일정한 틀에 맞춰 아이를 평가하는 한국의 방식에 놀랐다. 나도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어떻게든 아이를 선수로 내보내 점수를 받게 하느라 고군분투했을지도 모른다. 축구를 못해도 수영을 잘하는 아이가 있고, 그림을 못 그려도 노래를 잘 부르는 아이가 있다. 뉴질랜드는 이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해줬다. 내가 어디에 머물더라도 이곳에서 알게 된 사실을 오랫동안 기억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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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Q&A
외국인 위한 프로그램 많아 … 입학 시험은 내·외국인 구분 없어

Q. 미들턴 그레인지스쿨 입학 조건은.

A. 내외국인 구분 없이 영어·수학 시험을 치른다. 영어는 읽기·듣기·말하기·쓰기, 수학은 학년별 기본 문제다. 한국인은 보통 영어 점수가 낮고, 수학 점수가 높다.

Q.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A. 국제학생회관이 따로 있을 정도로 외국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다. 영미권을 제외한 국제학생은 기본적으로 1년 동안 영어 적응 과정인 ESOL(English for speakers of other languages)에 참여한다. 정규 영어 수업시간에 ESOL 참여 학생만 따로 수업을 듣는 방식이다. 일종의 수준별 영어 수업인 셈이다. 학생의 실력과 노력에 따라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을 듣는다. 정수·성수는 6개월 만에 마쳤다. 또 국제학교 교사가 학생과 함께 수업을 듣기도 한다. 학생 옆에 앉아 수업 내용을 쉽고 천천히 설명해 준다. 영어 실력이 부족해도 학교에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Q. 외국인에 대한 차별은 없나.

A. 전혀. 학교에서는 인종차별 발언을 몸싸움만큼 엄하게 다룬다. 등교 첫날 ‘친구들이 놀리지 않을까’ 긴장했던 아이들도 다음 날부터 즐겁게 다녔다.

Q. 학부모의 학교 참여는 어떤가.

A. 공식적으로 1학기 말과 3학기 초에 ‘학부모의 날’이 있다. 담임은 물론 과목별 교사와 개별 상담을 할 수 있다. 면담날이 정해지면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과목과 시간을 선택해 예약하면 된다. 강당에 가면 모든 교과 교사가 오픈된 공간에 책상을 놓고 앉아 있다. 예약시간에 각 교사를 찾아가면 된다. 영어를 못한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국제학교에 미리 요청하면 통역을 도와주는 사람을 지원해 준다. 이외의 행사에는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한국 같은 급식도우미나 학부모 대표 모임 같은 건 없다.

Q. 사교육 받는 사람은 없나.

A. 학원이 아예 없다. 대부분 사교육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 일부 유학생은 적응하기 위해 영어와 수학 과외를 받기도 한다. 정수와 성수도 초반에 6개월 정도 주2회 영어 에세이 쓰기 과외를 받았다. 강사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우리 애들을 지도했던 강사는 시간당 25 뉴질랜드 달러(한화 약 2만2000원)를 받았다.

뉴질랜드 교육 시스템은
초·중·고 13학년제 … 11학년 때 대학 진학 여부 결정

뉴질랜드는 전인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입시 위주의 한국 교육과는 완전히 다르다. 학생들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소질을 계발하는 것은 물론 스포츠를 통해 체력을 키우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법을 배운다. 대부분 영국식 교육 제도를 따르고 있어 교내 규율이 엄격하지만 학생들은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활발한 자기표현을 통해 사고력을 기른다.

 학제는 13학년으로, 6~15세(1~11학년)까지 무상 의무 교육이다. 1~6학년은 프라이머리 스쿨(Primary School), 7~8학년은 인터미디어트 스쿨(Intermediate School), 9~10학년은 하이스쿨(High School), 11~13학년은 시니어스쿨(Senior School)이다. 한 학년은 4학기제로, 1학기는 1월 말~4월 초, 2학기는 4월 말~7월 초, 3학기는 7월 중순~9월 중순, 4학기는 10월 초~12월 중순까지다. 이때 시작하는 여름방학(뉴질랜드는 12월이 여름이다)이 가장 길다.

 학교 가운데 국가에서 재정을 지원하는 공립학교가 전체의 86%다. 과거 사립학교였지만 현재 공립체제로 국가교육과정을 따르는 통합학교가 10%, 독립적인 이사회가 운영하는 사립학교가 4%다.

 초등학교 입학은 보통 만 5세 때 한다. 우리나라보다 2년 빠르다. 특이한 건 각자 만 5세가 되는 때 입학하기 때문에 생일에 따라 입학 시기가 다 다르다는 점이다. 대부분 초·중·고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수업을 한다. 오전에는 1시간30분짜리 수업 2개, 오후에는 1개다. 오전에 1교시가 끝나면 30분 쉬는 시간(티타임)이 주어지는데, 이때 간단한 스낵을 먹는다. 2교시가 끝나면 점심시간이 한 시간 정도 있다.

 성적은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개별적인 학습 수준을 파악한 후 교사의 채점 기준에 따라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섞어 평가한다. 성취도는 보통 학년당 6개 레벨로 나누고 각 레벨별로 성적을 따로 매긴다. 같은 3학년이라도 학생 수준에 따라 레벨이 다르고, 수업은 조별로 따로 한다. 해당 레벨에 정해진 성취도를 달성하면 수준에 관계없이 Achieve(통과), Merit(우수), Excellence(최우수) 등 똑같은 점수를 받는다.

 대학 진학 여부를 결정하는 건 11학년(한국 중3 나이) 때다. 사회로 진출하고 싶으면 11학년까지만 마치면 되고, 대학에 진학하려면 NCEA(National Certificate of Educational Achievement)를 준비하면 된다. NCEA는 뉴질랜드 학력평가원(NZQA)에서 실시하는 대학입시제도로 2002년에 도입됐다.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비슷한 형태다. 뉴질랜드는 물론 호주·영국 등 다른 나라 대학에 진학할 때도 고등학교 졸업 및 성적 증빙 자료로 활용 가능하다. 시험은 11~13학년에 걸쳐 이뤄지며, 학교에서 제공하는 40여 개 과목 중에서 5~6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11학년은 보통 영어·수학·과학, 12~13학년은 회계·경제 등 대학 진학 후에 전공할 분야를 연계해 고른다. 2015학년부터는 대학입학 요강이 바뀐다.

정리=전민희 기자
자료: 뉴질랜드 교육문화원

◆江南通新이 '엄마(아빠)가 쓰는 해외 교육 리포트'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세계 각지에서 자녀를 키우는 한국 엄마(아빠)들이 직접 그 나라 교육 시스템과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대해 생생하게 들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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