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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과 성과 인내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중앙동산」이라는 고정난을 두고 어린이 작품을 매일 싣는 중앙일보사의 여러분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국민학교 글짓기가 전국적으로「붐」을 이루다시피 그 활동이 활발한데 여기에는「중앙동산」의 공이 크다고 본다.
10년이 넘는 교단 생활을 통해 수많은 경험을 해왔지만 어린이들이 자기이름 석자가 신문에 났을때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 이상의 낙은 없었던 것 같다.
신문에 어린이 작품을 발표할 기회를 준다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소중한 일이다.
자랑 같지만 지난 1년반동안 우리학교는 각종신문·잡지에 2백여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열심히 지도하기도 했지만 학생들의 글짓기 수준도 상당히 높아진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특별한 지도방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는 주간목표나 연간목표를 세워놓고 학생들의 글을 신문사에 보낸적은 없다.
그저 열심히 쉬지않고 어린이들의 시심을 보호했을 뿐이다.
다만 글짓기 분위기만은 자유롭게 해줘야한다는 나대로의 원칙을 지켜왔다.
글짓기를 하는데 바로 앉아라, 떠들지 말아라, 이렇게 써라, 저렇게 써라 등등의 잔소리로 구속감을 주어서는 안된다.
글을 지을 때는 어느 장소에서나 마음대로 자세를 편하게 해서 쓰도록 하고 근시간에 꼭 써내야 한다고도 하지 않는다.
문예반에의 가입여부도 제한하지 않고 기한을 정해서 언제까지 작품을 쓰도록 한적도 없었다.
숙제-글짓기, 숙제, 이건 정말 안된다.
쓸거리도 없는데 억지로 쓰자니 표절 행위만 늘어난다.
숙제로 글짓기 지도를 한다는 것은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은 완성된 작품에 지도교사가 가필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도 시라야하지만 또한 어린이다와야 한다.
어른스런 동시처럼 팔불견은 없다.
이렇게해서 완성된 작품은 소중히 봉투에 넣어 신문사로 보낸다.
꾸준히 보낸다. 여러번 떨어지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계속 보내왔다.
이것이 나의 지도방법의 전부이다.
특별한 경험담은 없다. 있다면 오직 극성스런 「열과 성」이 있었을 뿐이다.
끝으로 「중앙동산」담당자에게 한가지 부탁할 것은 좀더 넓은 「스페이스」를 할애해서 약간 긴 글도 실어달라는 것이다.
보통 2백자 원고지 1장짜리만이 실리는데 2장정도까지 게재된다면 조금 긴글을 지도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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