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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동요하는 국제 통화 |「3월 위기」설은 적중 할 것인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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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근 서구 금융 시장에서 금값이 오르고 상대적으로 「달러」 시세가 하락하는 등 국제 통화 정세가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국제 통화 정세의 동요는 국제 통화 개혁안이 예상한대로 진척되지 않고 미국의 국제 수지가 아직도 개선될 전망이 뚜렷하지 않은데다 서구의 정서 불안 등이 겹쳐 국제 금융가가 우려한 『3월 위기설』이 적중하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만족할만한 통화 개혁안이 73년 중에 나온다고 믿기는 어려우며 오는 3월에 열리는 20개국 이사회 대리 회의도 흑·적자 국 공동 책임을 확인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의 국제 수지가 개선되지 않아 세계 「인플레」의 요인이 되는 과잉 「달러」가 미국으로 합류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국제 수지 (유동성 베이스) 는 69년 61억불, 70년 39억불, 71년 2백20억불의 적자를 내었으며 72년에도 약 1백억불 적자가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대외 「달러」채무는 8백13억불에 달하는데 비해 금 외화 준비는 1백33억불에 불과하여 「스미드소니언」 체제에 의한 「달러」의 강세가 유지됐다해도 이는 잠정적인 안정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더우기 미국은 「닉슨」 대통령의 소득 정책으로 경제 성장·물가 안정을 실현했으나 지난 1월1일 임금·물가를 노사의 자주 관리에 맡긴다고 선언, 소득 정책을 대폭 완화함으로써 물가 상승설이 작년보다 높은 4% 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금융 감축 정책을 채택할 것이 확실하며 이미 1월12일 중앙은행 할인율을 4·5%에서 5%로 인상, 이 예측을 뒷받침했다.
결국 금리 인상으로 단자가 미국으로 유입될 경우, 「달러」가 다시 강세를 회복하게 되고 반면 약한 통화는 동요하고 「달러」보다 강한 통화는 투기 자금의 공세를 받게된다. 이 같은 「메커니즘」이 반복되어 국제 통화는 계속 불안한 상태.
3월 위기는 영국의 「파운드」가 EC에 가입하고 고정 환율 별로 어떻게 복귀하느냐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영국은 오랫동안 저성장·「인플레」·국제 수지 악화를 되풀이하고 있다.
현재 변동 환율제 아래에 있는 「파운드」의 실세 환율은 1「파운드」=2「달러」30 「센트」인데 고정화할 때도 이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즉 10% 절하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나 만약 이 절하 폭이 더 커지면 이태리 「리라」,「덴마크」「크로네」 등이 충격을 받아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
이태리는 만성화한 정정 불안과 임금 교섭의 장기화로 민간 설비 투자가 부진하여 「리라」가 위협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이태리는 1월20일 이중 환율제로 이행하는 선수를 썼다.
또 하나 불란서는 70년이래 구주 제1의 고 성장을 기록하고 무역 역조도 완전히 시정되어 경제 지표 상으로는 아무런 문제점이 없으나 3월 초순 국민의회 선거가 여당의 후퇴와 사회·공산 연합의 대거 진출로 정치면의 파란이 전도를 어둡게 하고 있다.
「스미드소니언」 합의에 따른 국제 통화의 소강 상태는 정치·경제 요인이 상승 작용을 하여 다시 한번 우울한 봄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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