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예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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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해의 경기가 어떻게 전개될 것이냐 하는 설문은 비단 경제계 뿐 만 아니라 소비자인 일반국민에게도 가장 궁금한 것 중의 하나이다.
이에 대해서 본지는 몇몇 전문가들의 의견을 중계함으로써 많은 자료를 제공했다.
경기전망에 대한 이들의 의견을 요약하면 새해의 경기전망은 호황자료와 불황자료가 함께 공존해 있다는 것이다.
경제의 호황자료로 볼만한 항목을 지적하면 ⓛ수출수요의 왕성함과 이에 따른 설비투자의 확대 ②8·3조치에 의한 기업부담의 경감과 기업재무구조의 개선 ③고율 성장정책으로의 전환과 새마을사업을 통한 수요환기 등이 그중 두드러진 것들이다.
그 반면, 불황자료로서 주목해야할 항목은 ⓛ중소소득 층의 구매력 아직도 저조하고 ②기대의 호전이 전면 화하지 않은 것 같으며 ③72년도의 통화공급이 과대하여 올해에는 상대적으로 자금공급을 억제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점등이라 하겠다.
이러한 호황자료와 불황자료는 결국 앞으로의 정책전개에 있어 많은 제약요인을 제기케 할 것이다.
우선 정책당국이 고율 투자·고율 성장정책을 추진할 때 신중히 배려해야할 사항은 국제수지문제 및 물가문제일 것이다. 우리의 산업구조가 수입원자재에 크게 의존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경기의 호전이 물가를 자극하고 국제수지를 악화시킨 우려는 충분히 음미할만한 것이다.
따라서 물가와 국제수지에 지나친 충격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경기를 호전시켜야 한다는 제한적인 성장정책이 전개되어야 한다.
이러한 까다로운 제약 속에서 보다 과학적인 정책운영 기술을 발휘해야 하겠음은 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 통화공급을 어느 선에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냐를 깊이 검토해야 할 것이나. 72년의 통화량 증가율이 40%선에 있었고 올해의 국내여신증가한도를 24%선으로 예정하고 있다면 올해의 통화량증가율도 72년 수준에 가까울 것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러한 통화공급이 물가에 어떤 압력을 줄 것이며, 나아가서 국제수지에 어떤 충격을 줄 것인지 세밀히 검토해야 한다.
더욱이 국제적인「인플레」경향으로 우리의 수입「코스트」가 현저히 상승하고있는 시점에서 과잉통화가 공급된다면 물가문제를 다루기는 더욱 힘들 것이다.
끝으로 국내물가·환율 및 임금 등이 동결된 상황에서 내수와 외 수간의 괴이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점은 경제정책 전개 면에서 애로요인을 형성하는 것이다.
외수 위주의 공급상황으로 바뀐 경제동향을 그대로 놓아둔다면 국내수급관계가 교란되어 안정을 크게 저해할 염려가 있다. 반면, 환율·물가정책을 조정하지 않는 한 경제계가 국내공급을 기피하려는 경향을 억제하기는 좀처럼 힘들 것이다.
이러한 정책상의 애로를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가느냐에 따라서 국내경제정세는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므로 안정과 성장을 다같이 달성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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