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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경기판단과 지표|안상국<한은 조사 제2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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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72년 초에 이르기까지 경기정체의 와중에서 시달려온 우리나라 경제는 새해에는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최근 경기정체의 직접적 원인은 주로 내수부문의 설비투자 부진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73년도의 경기·현상은 72년 중에 있었던 8·3조치의 영향과 73년 중의 목표성장률 9.5%가 추진되는 과정을 배경으로 해서 수출의 호조와 설비투자의 촉진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새해에는 경기회복의 애로부문이 풀려 작년보다 전반적으로 경기의 회복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경기의 회복전망은 각종 여건 및 경기판단지표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요인에 근거를 두고 있다.
①기업 자금사정의 호조
통화의 공급은 경제사정에 따라 신축성 있게 이루어질 것인바 9.5%의 성장지원을 위해서는 금융 면에서의 확대와 선별적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한편 기업에서는 8·3조치와 자본시장육성으로 인한 자금순환구조의 변화를 전제로 할 때 기업재무구조의 개선을 통해 자기자본여분이 증대될 전망이며 지난해에 40%나 늘어난 통화량 증가로 자금사정은 「타이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②수출전망의 호조
73년 중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대상 국인 미국 등 주요선진국의 경기회복, 국내적으로는 기업의 수출산업 전환 등의 적극적인 정책지원과 환율안정 등에 힘입은 수출기반의 구축으로 대내외적인 여건조성이 성숙될 것인 만큼 수출의 계속적인 호조가 예상된다.
③투자활동의 촉진
71년의 경기하락 당시「리딩·팩터」(Leading factor)로 등장했던 건축허가면적·투자 재의 국내생산 및 수입 등의 투자관련지표가 72년 말부터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투자를 유도하는 성격을 띠게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은행의 기업가예상조사(Business survey)에서도 설명되고 있는데 72년 4·4분기부터는 경기회복에 따른 국내수요진작에 대한 기대로 설비투자에 대한 기업가「마인드」가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경기는 작년 하반기이래 자율적인 상승세에 들어섰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73년부터 새마을사업과 종합제철·석유화학공업 및 조선공업육성 등 중화학공업의 촉진, 서민주택 등의 건설투자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인 만큼 계절적 요인에 비추어 1·4분기 말부터 투자활동은 활기를 줄 것이다.
④생산활동의 호조
72년 하반기부터의 금융긴축완화에 따른 내수의 진작, 농·공간의 소득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의 노력 및 설비투자의 촉진 등으로 그간 저조했던 내수산업이 본격적으로 활기를 띨 것인 만큼 수출산업의 생산활동호조와 함께 전반적인 생산활동은 가속화할 것이다.
⑤물상의 안정
정부의 강력한 물상대책에 힘입어 72년 8월 물가는 그 상승세가 크게 둔화되었고 3%물가 안정 선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적극화할 것이다.
이러한 안정책은 공공요금인상의 불허, 농산물 가격 및 환율의 적정선 유지, 소비구조의 개선 등을 통해 계속 추진될 것인 만큼 이제까지 고질화하였던 만성적인「인플레」현상은 단절될 것이다.
⑥문제점
이상의 73년 중 경기전망에서 앞으로의 문제점도 적지 않다.
첫째,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그간 경기하락의 근본적 원인이 되어왔던 경제의 불균형 상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만큼 경기회복에 따른 수입수요의 유발위험성은 계속 경계를 요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과거 경기순환과정에서 경험하였듯이 국제취지의 악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해외부문과 8·3조치 후 재정적자를 주축으로 한 40%에 달하는 72년의 통화량증가는 하반기 수요만기에 기여한바 있지만 초과수요로써 73년에 크게 이월되었을 것이므로 물가상승압력은 강하게 존재한다고 생각된다.
이 두 가지 점은 안정화시책의 목적과도 일치하는 것인 만큼 경기상승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의 중요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써 앞으로 계속 주의를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끝으로 경제안정기조하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출산업의 개척과 산업구조의 심화를 실현하고, 특히 수입중간재의 국산화를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과제이며 경제는 생명체로서 과열이나 냉각도 다같이 금물이므로 경기관련 지표의 개발로써 항상 주시되어야하며 정책실시의 시기를 잃지 말아야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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