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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하와이속의 한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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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생존1세교포·유공단체표창>
1월13일. 이곳 「호놀룰루」한국총사관에서 열린 「하와이」이민70주년기념식에서 애국가가 울려퍼지자 교포들 가운데는 눈물을 글썽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1세교포중 생존한 사람들에겐 지난70년간의 고달픔이 다시 한번 향수와 엉겨 한목에 머리를 스쳤을 것. 1903년 l월13일 신천지를 찾아 기약없이 「하와이」에 도착했던 한국의 첫이민. 이로부터 7O년의 세월이 흘러간 것이다.
기념식에는 본국정부에서 온 민관식문교장관, 박대통령영애 근혜양, 그리고「존·A·번즈」「하와이」주지사와 백여명의 교포가 참석했다.
박대통령은 근혜양이 대독한 특별「메시지」를 통해 『우리동포의 「하와이」이민은 우리역사상 최초의 미주지역 이민이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클뿐아니라 어려운 여건을 무릅쓰고 힘을 모아 조국광복운동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우리 이민사에 훌륭한 귀감으로 빛나고 있다』고 치하했다.
기념식에서는 1903년에서 1905년 사이에 이민1세 생존교포 차신호씨 등 28명이 특별포상을, 1세교포와 함께 왔던 부양가족중 생존한 강*근씨 등 80명이 외무부장관표창을 받았다.

<부모 각고 바탕서 2세들 입신>
이밖에 국민회·동지회·부인구제회·부인국민회·애국부인회·영남부인회·한인교회 등 9개단체가 교포사회발전에 기여한 공으로 대통령표창을 받았고, 연방정부순회*사 「허버트」최, 건축가 박관두, 사회사업가 「몰리·홍·민」여사, 미국 「올림픽」위원 「리처드· 유」씨에게는 국민훈장동백장이 수여됐다.
현재「하와이」에는 한국교포가 1만여명 살고있는데「하와이」이민국에 등록된 영주권소지자 2천1백여명, 미국시민권을 얻은 사람이 8천4백여명, 이밖에 유학1백50여명과 기타 2백여명. 이들 중에는 주정부고위관리, 대성한 실업가·변호사·의사·교사 등으로 각계에서 활약하는 이가 많다.
고생의 보람이 있어 30년대 후반부터 45년 해방이 되던 해 사이에 한국인들은 거의 전부가 농장노동을 청산하고 도시로 나와 살았다. 특히 1941년 일본의 진주만공격으로 태평양전쟁이 터지자 군수경기를 배경으로 교포들의 생활은 비교적 안정상태에 들어섰다.
진주만사건이 터진 41년이후 2세교포들은 미군에 자원입대하여 미군과 연합군을 도왔고 특히 2차대전중에는 한국인들이 2만6천「달러」의 군사헌금을 하기도 했다.

<한국의 고유문화심는데 기여>
1세와는 달리 2세들은 부모들의 고생이 밑바탕이 되어 미국교육을 받아 이제는 미국시민의 한사람으로 떳떳이 살아가고 있다.
이민70년을 통해 「하와이」의 한국인들은 「하와이」의 발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고유문화를 이땅에 심는데도 노력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저작이나 그밖의 사회활동을 통해 한국문화소개에 힘을 썼다. 미국인들은「하와이」한인교포들을 통해 한국의 고유문학와 전통을 보다 깊게 이해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지난 71년2월「하와이」대학에는『한국학연구』「센터」가 창설되었는데 이 연구소는 미국의 대학에서 최초로 설립된 한국학연구기관이며 15일 이민7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하와이」대 구내에서 정초식을 가졌다. 「하와이」는 한국연구의 중추로 더욱 발돋움 한 것이다. 「하와이」의 인구는 모두75만명으로 백인은 28.4%, 유색인종은 71.6%다. 한국인은 전체의 1.3%이고 인종 분포는 일본(32%), 「코카서스」(32%), 「필리핀」(11%), 중국인(6%) 의 순이다.
40년대말까지만 해도 현지주민의 출생률보다는 해외 이주율이 훨씬 높았고 남자와 여자의 비율이 1천대5백75로 월등히 남자가 많은 독특한 사회구조를 이룬 곳이다. 적어도 12개 지역이상에서 모인 여러 종족들의 이질성이 융합되어 동서문화의 전통이 교우하는 독특한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는것도 「하와이」만이 가지는 특성이다.

<교포와 모국 더가까와질 계기>
우리교포들이 처음 「하와이」땅에 발을 들여놓을때만 해도 그들은 도저히 현지생활에 적응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서로 이질적인 민족간의 보이지 않는 융합이 이루어져 나가는 동안에 차차 적응력이 생기고 차차 동화할 수 있게 됐다.
지금「하와이」교포들의 희망은 본국과 보다 가까와질 수 있고 과거 오랫동안 갈라섰던 교포사회가 하나로 뭉쳐 보다 생기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곳 한국총영사관은 이를 위해 2세들이 조국을 보다 가까이 이해하고 한인교회 및 단체 상호간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총영사관은 「한국어방송」「프로」를 만들어 매주 일요일밤 1시간동안 KOHO「라디오」방송을 통해 국어교육을 실시하고 또 KIKU-TV의 협조를 얻어 매주월요일저녁30분간「코리아·아워」「프로」를 방영하고 있다.
2세들을 위한 국어교육은 기독교감리교회가 주관하여 초등학교와 성인학교를 유지하고 있으나 재정형편관계로 주1. 2회 교육에 불과하여 전체 한인사회를위한 교육기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총영사관은 한인교포들을 하나로 뭉치기 위해 그 추진세력으로 「하와이」한국청년회를 조직하여 이들을 통해 공보활동과 상호부조 활동을 돕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1만여명의 교포들의 사기를 높이고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한국교포회관 설립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하와이」이민70주년은 「하와이」교포사회가 모국과 좀더 가까와질 수 있는 여러가지 계획이 한치 북돋워지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하와이=박정수 특파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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