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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엔 ‘오버’하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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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단어 ‘오버사이즈(over-sized)’는 옷 이름에 붙어 ‘품이 큰’이란 뜻으로 쓰인다. 품이 꼭 맞는 재단이 한동안 유행이더니 올 겨울 외투엔 오버사이즈가 대세다. 오버사이즈 유행이 갑자기 나타난 걸까. 지난해와 비교하자면 그렇다. 지난해엔 소수 브랜드에서 구색 맞추기 정도로만 소개됐다. 한데 올겨울엔 국내 브랜드든, 해외 유명 브랜드든 가릴 것 없이 품이 넉넉한 외투를 겨울 핵심 의상으로 들고 나왔다. 이유는 따로 없다. ‘작은 것→큰 것→작은 것’ 하는 식으로 돌고 도는 패션디자인의 한 흐름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겨울 오버사이즈의 특징과 자연스러운 소화법을 알아봤다.

튀는 오버사이즈 vs 무난한 오버사이즈

올겨울 오버사이즈 외투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선 굵은 체크무늬를 오버사이즈 외투에 새긴 모양과 품에만 오버사이즈 분위기를 낸 것 2가지다. 전자가 유행 최전선에 있다고 보면 된다.

남성복에선 준지(Juun. J), 여성복에선 스텔라 매카트니가 대표적이다. 준지는 이번 겨울용 패션쇼와 광고 사진에서 강렬한 오버사이즈 의상을 전면에 내세웠다. 해석은 기존 오버사이즈 패션디자인과 다른 방식을 취했다. 허리가 잘록한 편이어서 품이 크다고는 할 수 없는 모양새다. 대신 어깨 부분을 비현실적으로 부풀려 오버사이즈 효과를 극대화했다(사진 6). 광고 사진에선 양쪽 어깨 부분이 거의 얼굴 크기와 비슷하게 보일 정도다. 준지는 삼성에버랜드 패션 부문 정욱준 상무가 자신의 영어 이름으로 전 세계에서 전개하는 브랜드. 프랑스 파리 컬렉션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영국인 패션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올겨울 오버사이즈 코트의 정석을 선보이고 있다. 선 굵은 체크무늬로 장식한 매카트니의 코트는 크고 둥글린 어깨선, 허리 부분을 포함한 외투 옆선이 일자로 툭 떨어지는 모양새다. 일반적인 패션디자인에서 여성미를 나타내는 잘록한 허리선이나 굴곡 없이 단순한 디자인이다. 첫인상에서 품이 큰 걸 단박에 알아챌 정도로 재단돼 올겨울 오버사이즈 외투의 정석을 보여 주고 있다.

이처럼 개성 강한 오버사이즈 외투가 유행의 전면에 나타나고 있지만 대중 패션에선 다른 방법으로 표현되고 있다. 국내 브랜드의 오버사이즈 외투 디자인을 보면 그렇다. 오즈세컨·르윗·미샤 등에선 품은 넉넉해 오버사이즈 외양이지만 무늬 없는 단색 등으로 만든 외투가 더 많이 나왔다. 패션 마케팅 전문가 김민정(38·비주크리에이티브파트너) 실장은 “오버사이즈 외투를 좋아하는 여성이 많다. 오버사이즈 외투가 체형을 넉넉하게 감싸 줘 이 외투를 입으면 좀 말라 보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품이 큰 옷이란 게 입기에 부담스럽다고 느낄 수 있어 무늬까지 과한 것을 고르진 않는다. 그래서 본래 유행 첨단인 체크무늬나 독특한 디자인보다는 품새만 넉넉하도록 만든 오버사이즈가 대중 브랜드에서 더 많이 나오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하의까지 오버사이즈는 금물

오버사이즈 외투를 입을 땐 하의를 잘 고르는 게 관건이다. 상체 쪽이 커 보이므로 하의까지 넉넉한 걸 입으면 전체적으로 부해 보이기 때문에 하의는 되도록 몸에 맞는 걸로 입는 게 좋다. 여성이라면 사진 1·2처럼 짧은 치마나 바지를 입는 것도 방법이다. 미니스커트 길이 정도로 고른 다음 긴 코트엔 목이 짧은 부츠(1), 짧은 코트엔 목 긴 부츠(2)로 멋을 낼 수 있다. 사진 7·3·4는 오버사이즈 코트와 긴바지 차림이다. 7은 코트·상의엔 체크무늬, 바지는 깔끔한 단색, 3·4는 단색 코트, 무늬 바지로 조화를 이뤘다. 오버사이즈 코트 안에 받쳐 입는 건 넉넉한 걸 입는 게 자연스러운 연출법이다. 외투 품이 커서 도톰한 직조로 된 스웨터도 편하게 받쳐 입을 수 있다. 여성용 오버사이즈 외투에선 어깨 선이 양쪽으로 처지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각진 ‘테일러드(tailored)’ 코트라면 어깨선이 도드라진 재킷도 받쳐 입기에 괜찮지만 오버사이즈 외투엔 이런 재킷이 별로다. 오버사이즈 코트는 어깨선이 둥글려진 데다 팔·몸통이 이어지는 부분이 처져 있으므로 테일러드 재킷 위에 덧입으면 어색한 차림이 된다.

남성의 오버사이즈 연출법도 여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남성용 오버사이즈 패션이 아직 대중적인 편은 아니어서 과감하기보다는 무난한 착장법이 더 안전한 선택이다. 사진 5처럼 마른 체형에 셔츠, 스웨터, 패딩조끼까지 겹쳐 입고 그 위에 품이 큰 듯 보이는 외투를 걸치는 정도로 멋을 내면 좋다.

글=강승민 기자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촬영협조=오혜지·변우석(모델·케이플러스), 이경민포레청담점(헤어&메이크업), 준지·스텔라맥카트니·보기·잘리아니·겐조·모스키노·훌라·펜디워치·이로·쟈딕앤볼테르·타미힐피거데님·폴앤조·슈콤마보니·토스·판도라·오즈세컨·주크·르윗·타마·러브캣·시스템·일레븐티·레페토·뮤지크·더틸버리·비지트인뉴욕·라우드무트·라코스테라이브·빈치스벤치·스와로브스키·코치·라프시몬스X프레드페리, 세르지오로시by엘본더스타일, 브루노말리 by 금강제화, 노스프로젝트by플랫폼플레이스, 파슬워치·마이클코어스워치by파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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