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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선진국자본의 진출과 현지반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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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차례>
①천연의 혜택이 준 나태벗어 ②선진자본의 진출과 현지 반응 ③반일본운동의 허실 ④한국의 무역 및 경제진출방향 ⑤대만의 교훈 ⑥동남아의 미래상
전지구를 누비고있는 선진국자본의 동진계획과 빈약한 자본축적으로 경제개발을 서두르려는 동남아각국의 욕구는 쉽사리「랑데부」 할 수 있는 호조건을 갖추고있다.
그래서 동남아각국은 외자도입의 문호를 개방하는데 인색치 않았고 선진국 자본은 이에 맞추어 물밀듯이 몰려들어왔다.
인니는 65년 9윌30일「수하르토」체제가 확립된 이후 67년1월 외자도입법을 시행, 71년3윌말 현재 미국의 5억2천만불,「필리핀」의 2억6천만불, 일본의 2억3천만불등을 포함, 모두 14억7천6백65만불에 달하는 외자를 받아들였다.
태국은 62년 산업투자진흥법을 제정하고 외자우대정책을 채택하여 1억2천만불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허용했다.
또 대만은 62년부터 71년말까지 7억2천2백18만6천불의 외국투자를 유치했으며 「싱가포르」는 71년 1년간만해도 6억불의 투자를 끌어들였다. 이밖에 「말레이지아」의 대외부채는 70년말 현재 2억8천7백마련「달러」(1불=약2.7마련「달러」), 「실론」은 9억1천6백만「루피」(1불=6「루피」)로 그들의 통계는 밝히고 있다.
동남아에 거점을 확보한 선진국자본은 「걸프」「갈텍스」「액손」등의 국제석유재벌을 비롯하여 구·미·일계 금융기관, 자동차공업등 굵직한 것에서부터 「던롭」「팰맬」등 담배, 화장품, 「호텔」관광업에까지 손이 미치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다.
물론 선진국 자본들이 동남아각국의 경제성장에 도움을 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자본의 생리가 말해주듯 현지민들의 이익을 먼저 염두에 두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선진국자본들은 은연중 그들의 세력을 확장하여 동남아의 공업전반을 지배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으며 동남아의 대도시는 선진국기업의 선전장소화한 감을 일게 하고있다.
더우기 합작「플랜트」라고 해도 현지민을 형식적인 대표자로 앉혀놓고 실권은 선진자본국이 장악하고있고 동남아각국이 기대하고있는 노하우의 핵심부문에는 접근을 못하게 하고 있다.
예컨대 일본의 가전제품「메이커」들인 송하·동지·「내셔널」·삼양등은 현지에서 열심히 TV를 제작, 판매하고 있지만 「브라운」관을 만들만한 지식을 가르쳐 준 적이 없다는 것.
또 하나는 「시멘트」·석유화학·자동차·섬유산업분야에 선진국기업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과 정비례하여 공해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선진국기업들은 본적지에서 겪고있는 공해문제를 동남아에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연파괴를 감행하고 있다.
「싱가포르」에는 석유재벌의 저장기지건설로 바다오염이 문젯점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동남아 대부분의 도시는 자동차의 매연과 소음으로 더럽혀지고 있다.
이러한 경제구조 및 환경파괴에 견디다 못한 동남아각국은 경제적「내셔널리즘」의 기치를 들고 점차 국제자본의 횡포를 제한하고 있다.
인니가 70년9윌 경공업품 전면수입금지조치를 취한 이래 30종목의 외자진출금지, 중고자동차수입금지등 잇단 규제책을 취하고 태국이 현지자본의 과반수주식취득요구, 외국인취업제한, 장기체제「비자」제한등을 하고있는 것이 두드러진 사례들이다.
자유항을 선전하고 있는 「싱가포르」도 외국인상사의 「비자」제한, 지사설치제한등을 하고있는 사실은 주목할만한 것이다.
『우리는「코카·콜라」를 마시고 「벤츠」를 타게 됐다. 그렇지만 이 편리한 생활이 우리자신의 희생위에 이루어진 것이라면 다시 샘물을 먹고 자전거를 타더라도 우리 힘으로 무엇인가 만들고싶다』는 것은 일본상품 추방운동에 참가한 한 태국학생의 말.
최근 현지의 반발이 거세지기 시작하자 태국「방콕」에 있는 영국계 C은행은 본점건물 앞에 언제나 태극기를 게양하여 애교(?)를 부리고 있는가하면 될수록 현지민을 많이 채용한다는 신문광고를 내는 기업도 있다.
어떻든 약삭빠른 상혼과 경제적 「내셔널리즘」의 조화는 앞으로 동남아각국정부와 선진국자본이 해결해야할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현영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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