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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사태 불똥, 외면받는 A등급 회사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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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동양사태 이후 A등급 회사채가 외면받고 있지만 신용위험이 낮은 기업에는 투자해 볼 만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회사채 시장은 등급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추세다. 특히 동양 기업어음(CP) 사태 이후 투자적격 등급인 A등급 회사채에도 투자기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에는 A등급 회사채 순발행액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나대투증권 김상만 연구원은 “동양사태 이후 경기민감 업종과 구조조정 그룹 이슈까지 불거져 AA등급 이상 회사채와 A등급 회사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면서도 “A등급 회사채 전체를 투자회피 대상으로 볼 순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A등급 이하 회사채의 위축은 최근 시장에서 이슈를 만들어낸 기업들이 해당 등급에 포진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GS건설(A+)·STX에너지(A0)·한진(A-) 등 이슈 기업 18개가 A등급에 속해 있다. A등급 기업 중 이슈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업체수 기준으로 15.9%, 발행 잔액 기준으로는 33%다. 김 연구원은 “A등급 중에서도 금리가 4% 이하인 기업의 경우 신용 위험이 제한적”이라며 “금리는 대부분 3.5% 수준을 상회해 투자여건이 맞는다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LIG투자증권 유선웅 연구원도 “기업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고 내년 경기회복에 따라 기업의 실적 개선도 기대되는 만큼 A등급 회사채를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금융위기 이전 회사채 시장에서 AAA등급·AA등급 금리 간 차이와 AA등급·A등급 금리 간 차이가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벌어진 AA등급과 A등급 간 차이가 경기 회복 이후 좁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 연구원은 “A+ 등급에서는 SK텔링크·롯데알미늄·동원엔터프라이즈, A0등급에서는 태광실업·성우하이텍, A- 등급에서는 에이제이렌터카·해태제과식품 등 회사채의 금리상승폭이 시장금리 상승폭보다 낮았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회사채 시장 정상화와 관련된 정부의 추가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김은기 연구원은 "내년에 예상되는 회사채 관련 정부 대책으로 채권시장안정펀드 또는 정부산하 연금 및 기금을 통한 A등급 회사채 투자 펀드 도입 등이 있다”며 "이러한 정책들이 실제로 도입된다면 A등급 회사채 뿐 아니라 회사채 시장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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