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연창으로 이름난 국립국악원 국악사 박동진씨 (57)가 다시 신작 판소리 『이순신 장군』을 완성했다.
이충무공의 일대기를 장장 9시간에 걸친 판소리로 엮은 박동진씨는 『삼국지』에 나오는 중국 얘기인 『적벽가』도 판소리로 전해져 오는데 온 국민이 추앙하는 성웅 이순신을 소재로 한 판소리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한다.
그는 이 방대한 작업을 위해 3년 전부터 기획에 착수, 통영·한산도·울돌목·노량·현충사 등의 전승지·사적들을 여러 차례 답사했고 『난중 일기』, 춘원의 『이순신』, ?산의 『태양이 비치는 길로』 등 자료를 통해 사실에 충실한 대본을 만들고 여기에 판소리 곡을 붙였다.
이번 신작 「판소리 『이순신 장군』은 내년 봄 국립 극장 발표에 앞서 동양 「라디오」가 박동진씨의 9시간에 걸친 완창을 독점 녹음, 오는 18일부터 매일 아침 『여명의 가락』(5시5분∼35분) 시간에 방송된다.
성웅의 생애를 판소리화 하는데 있어서 역사적 사실로 만든 판소리가 안돼 여기에 살을 붙이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고, 또 역사적 사실도 연대 확인과 사적지를 찾을 수 없어 애로가 많았다고 그는 말한다.
3년 동안 자료를 조사하면서 새삼 성웅의 생애에 감명을 받았다는 그는 이 판소리를 어느 판소리보다 「스케일」을 크게 했고 한문을 많이 쓰지 않아 알아듣기 쉽도록 했다고 설명한다.
곡은 여러 판소리에서 따와 편곡했고 거북선 진수식 다음의 충무공 찬가 등 몇 군데에는 완전히 새로운 곡을 붙였다. 「안이리」 (곡이 없는 주)로 줄거리를 잇고 해전 「신」은 빠른 「템포」의 「자진모리」로 묘사, 박진감을 더하게 했다.
69년 『흥보가』 이후 『춘향가』『심청가』『적벽가』『수궁가』 등 5대 판소리와 『성서 판소리』『변강쇠 타령』『배비장 타령』등을 연창한 그는 행주산성 싸움, 논개 등 임진란의 중요 사건들을 모두 판소리로 만들겠다고 말한다.
다른 판소리들이 단순한 권선징악이거나 허무 맹랑한 것인데 비해 이번의 『이순신 장군』은 뚜렷한 사실에 근거를 두었고 최후까지 나라를 염려하는 위대한 생애를 담은 판소리라면서 그는 이 판소리가 토막토막으로라도 잘 전해지고 대중이 함께 부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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