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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증권사기…미 재계 발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국의 유수한 국제투자관리기업체 간부가 거액의 관리기금을 횡취했다는 「스캔들」사건으로 미국재계는 떠들썩하다.
더욱 이 사건에 관련되었다고 주장되는 사람들 가운데는 「프랭클린·루스벨트」전 대통령의 맏아들 「제임즈·루스벨트」「닉슨」 현 대통령의 조카 「도널드·닉슨」, 「코스타리카」 의 현직 대통령 「호세·피게레스」, 「스페인」의 「곤잘로·부르봉·담피엘」공, 「카스트로」「쿠바」수장의 전 처남 「라파엘·디아스·발라트」 등 유명인사들이 포함되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미 행정부 내의 SEC(증권외환위원회)는 IOS(해외투자공사) 의 책임자 「로버트·베스코」가 금년 들어 2억2천만「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가로채 수만 선의의 투자가들, 주로「유럽」·남미 기타 해외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이 사건은 『일찌기 볼 수 없던 최대의 증권 사기극이라고 지적, 비행의 중지, 유용액의 회수, 책임자의 경질 등 투자가 보호를 위한 법적조치를 강구 중에 있다.
주범인 「베스코」는 금년 37세로 이재에 밝고 민첩한 신화적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1965년에 처음으로 재계에 등장, 능숙한 수완으 보였다. 그가 고경에 처해있던 IOS를 살리는 구출자가 되리라는 기대 속에 IOS에 들어간 것은 1970년이다.
그러나 얼마 후 IOS의 실질적 책임자가 되고서부터 그는 협잡꾼이 되어가기 시작했다는 것.
이미 1970년에도 IOS의 창립자인 「버나드·콘펠드」가 기금을 편취해먹은 사건이 있었는바 「베스코」는 한술 더 뜨는 대담성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는 IOS기금이 보유하고 있는 약2억5천만「달러」에 상당하는 증권 주식을 투자라는 명목으로 모두 바닥냈다.
자기개인의 방계회사 또는 유령회사의 가치없는 주식과 바꿔치기 한 것이다. 따라서 실질적 알맹이는 자기방계회사 또는 내통한 회사로 빼돌리자 IOS의 자산은 껍데기만 남게 되었다는 것.
이렇게 해서 빼먹은 돈이 2억2천4백만「달러」에 달하는데 그 중에 9천9백만「달러」는 탕진했고, 나머지 1억2천5백만「달러」는 해외에 도피시켰다. 이러한 사실상의 횡령행위를 함에 있어서 「베스코」는 어디까지나 표면에서 후퇴, 우회적인 배후조종만 함으로써 대외적으로 은폐하려는 입장을 견지했다.
「스페인」의 「담피엘」공, 「카스트로」의 전 처남 「디아스·발라트」 등은 그들이 관계하는 남미의 회사를 통해 「베스코」의 빼돌리기 수법을 방조, 내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제임즈·루스벨트」는 기금관리책임자의 한 사람으로서 「베스코」의 행위를 알고도 제지하지 않았다는 것. 26세 밖에 안된 「도널드 닉슨」은 2년 가까이 「베스코」의 업무조역으로서 근무했다는 것으로 관련 혐의를 받고 있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베스코」가 SEC의 그에 대한 조사가 절정일 때 「도널드」의 삼촌인 「닉슨」대통령의 선거운동에 5만「달러」 헌금한 일이 있어 개운치 않은 여운을 주는 것만은 사실이다.
1970년 초만 해도 IOS는 약1백만 명의 주주, 23억「달러」의 자산을 가지고 있었으나 현재는 주주 30만명, 자산 6억「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격감되었다.
물론 이같은 현상은 두 차례에 걸친 관리책임자의 부실 협잡에 기인한 것인 까닭에 SEC는 이 기회에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도모할 생각이라고 한다. <외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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