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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지 풍속화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민속전래의 생활상을 줄기차게 그려 보여주는 화가가 우리 화단에는 그리 없다. 18, 19세기의 풍속화가 지금 우리에게 얼마나「어필」하고 또 자료 면에서도 여간 요긴한 것이 아닌데, 근래엔 동양화단에서조차 아주 근소한 작가만이 그런 소재를 다루고 있다.
물론 고유의 민속들을 화폭에 담는 작업은 쉽지 않은 일. 우리의 생활이 이미 많은 변모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지금 그것을 표현하자면 우선 공부하고, 혹은 궁벽진 지방에서 탐색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고충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박하고 일상적인 전통문화(생활)에 대해 애착과 이해를 가지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서지 씨가 이번 마련한「한국풍속화전」은 그런 의미에서 퍽 대견한 것이다. 이씨는 그 동안 신문을 통해 시사만화만을 보여왔는데, 그10년간 혼자서 이 분야의 개척을 위해 노력한 보람을 이번 발표하는 것이라고 한다.
출품은「군」「새벽」「복 사려!」「천하지 대본」등 30여 점. 그 중「군」이란 제목의 시장도는 길이7.2m이고, 폭이90cm의 대작으로 인물만도1천4백여 명 쇠전의 소도 수 십 마리를 헤아린다. <28일∼12월3일 신세계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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