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은 자료 가진「페른」씨「오닐」과 칼로타의 얘기 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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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느릅나무 밑의 욕망』『밤으로의 긴 여로』등 많은 명작을 낸 미국의 저명한 극작가「유진·오닐」(1888∼1953)과 그의 세 번째 부인「칼로타·몬터리·오닐」에 대한 이야기가 최근「데일·애드워드·페른」이라는 사람에 의해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제까지 「유진·오닐」에 대한 많은 책이 출판되었고 그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도 끊임없이 시도되어 왔으나 이번「페른」의 책이 특별히 주목을 끌고 있는 까닭은「페른」이 「유진·오닐」의 생전 그와 그의 세 번째 부인의 남달리 각별한 친지였으며「유진·오닐」 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32년 동안「유진·오닐」에 대해 깊이 연구해왔다는「페른」은「유진·오닐」이 입던 옷가지,「스크랩·북」, 사진과「칼로타」가 보낸 1백 여 통의 편지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오닐」의 유고『밤으로의 긴 여로』의 존재여부가 세상에 알려지기 전「칼로타」로부터 그 작품을 읽도록 허락 받은 유일한 사람이기도하다. 「페른」의 이 책은「유진·오닐」의 전 생애를 다룬 전기류의 책은 아니다. 다만 그가 20대의 젊은 시절에 가까이에서 불수 있었던 「유진·오닐」말년의 풍모를 기록한 것으로서, 특히 그의 세 번째 부인 「칼로타」가 어떻게 「유진·오닐」말년의 문학세계에 공헌할 수 있었을까 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 의하면 「페른」은 16세 때 「오닐」의 작품들을 읽고 그에게 매료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2년 후인 43년부터 「페른」은 「오닐」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는데 그때는 이미 「오닐」이 「파킨슨」씨 병으로 전혀 글을 쓰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가족들은 「오닐」을 위해 비서까지 채용, 그의 말을 옮겨 쓰도록 배려했으나 그것마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때「칼로타」는 「페른」에게 친절히 답장해주었으며 마침내 그가 찾아와 자기부부를 만나도 좋다는 연락을 받았다.
45년부터 53년「유진·오닐」이 죽을 때까지 「페른」은 여러 차례 「오닐」의 집을 방문했는데 경작「오닐」의 얼굴은 한번도 볼 수 없었다. 「오닐」의 걸작가운데 하나인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에서「오닐」이 표현했던 것처럼 「칼로타」는 부인이며, 어머니이며, 친구며, 또한 협조자였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창녀인 동시에 동정녀였다』고 말했다.「칼로타」는「오닐」과 알기 전 이미 연극에 대해 굉장한 관심을 가져 몇 차례의 연극공연에 성공을 거두기도 했으며「할리우드」에서 무성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칼로타」는 본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29년 「오닐」과 결혼할 때만해도 매우 많은 돈을 가지고 있었는데 결혼 후 「오닐」이보다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파리」 교외에 성을 하나 사주기도 했다. 이때 쓴 작품이『상복이 어울리는「엘렉트라」』였었는데 그 후에도「칼로타」는「오닐」을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면 무엇이든지 하는 열성을 보였다.
『「칼로타」가 죽은 것은 70년11월21일이었는데 이날은 공교롭게도 나의 생일이었다』고「페른」은 쓰고있다. <「볼티모·섬」지=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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