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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 영조때 여류가사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대구】이조 중엽 영조24년(1748년)에 쓴 여류가사인 전의 이씨의 『절명사』필사본이 대구교육대학 황재휴 교수(40·국문학)에 의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있다.
이 가사는 홍 교수가 고 서적상을 통해 수집한 전의 이씨 행록(가로 20㎝·세로 28㎝) 첫 편 머리 두 장에 수록된 것인데 전의 이씨 행록은 모두 48「페이지」의 한장본으로 돼 있다.
표지는 오랜 세월로 퇴색한데다 낡아서 제목을 읽을 수 없으나 붓글로 쓰인 「전의 이씨 행록」을 더듬어 볼 수 있다.
영남지방에서 많이 쓰여진 이조여성들의 규방가사는 문장체가 3·4조·4음보로 돼있어 서사적인 게 상례. 그러나 「절명사」에 있어서는 매우 서정적인 문장체로 엮어져 있어 여류가사문학의 초기 특징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 내용은 효와 열을 담은 것으로 전의 이씨가 시집간지 6개월만에 남편을 잃고 『원부모 이형제는 여필종부어늘 대창장교중도의 부러지니 처처교상 일신이 기울어 졌도다.
창해의 외로운 배여 짐대 꺾어지니 저 배가 어디로 향하여 살길을 어이 얻을 고.』라는 등 애통한 귀절로 이어지고 있다.
전의 이씨는 남편을 잃고 상심한 나머지 뒤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수절하려다 친정어머니의 뜻을 상할까 두려워 식음을 전폐하고 친정부모가 별세하자 곧이어 죽음을 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시 전의 이씨의 이 같은 효열상이 전해져 대구·고령·달성·성주 등지서 포상을 위한 서목·등상 등을 기록했다고 한다.
전의 이씨 행록에는 절명사외에도 부록으로 가사형식의 제문이 수록 돼 있음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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