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새로운 도전 속…세계의 기업 (1)|「인플레」와 일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금년 하반기부터 세계 경제는 불황에서 벗어나 경기 회복의 농도를 더해 가고 있다. 그러나 성장에 따른 「인플레」의 가속화 우려, 내년 봄의 국제 통화 제도 개혁 논의, 신 보호 무역주의 경향의 대두, 공해 등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조 등 기업 경영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 속의 기업, 특히 선진국 기업들의 경제적 현실과 경영 전략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주>
국제 수지 흑자국 일본은 외부에서의 원화 재 절상 압력과 함께 내부적으로는 물가 동향이 심상치 않은 현상을 보임으로써 내우 외환에 고민하고 있는 느낌이다.
일본은 하반기부터 불황이 끝나고 경기가 상승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 9월중의 도매 물가 상승률은 전월 비 0·9%를 기록, 8월중의 0·7%에 이어 지속적인 상승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본의 도매 물가 상승은 ▲불황기의 이윤 축소를 정상적 수준으로 회복하려는 반등 ▲추계의 수요 증가에 따른 계절적 요인 ▲재고 투자 회복에 따른 가격 상승 예상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기도 하나 근본적인 원인은 좀더 깊은데서 찾을 수 있다.
즉 물가 상승의 배후에는 ⓛ성장 「패턴」의 변화에 따른 수요 「쉬프트·인플레이션」 경향 ②수입 「인플레」 ③임금 「코스트」 상승의 표면화 등이 있다.
첫째 일본의 당면 경기 회복과 장래의 경제 성장 「패턴」이 종래 수출 및 대제 조업의 설비 투자에 의해 주도되던 것으로부터 재정·비 제조업 설비 투자·주택 건설·소비 등에 의해 「리드」되는 형태로 바뀜에 따라 수요 구조가 크게 「쉬프트」되고 그 결과 「슐츠 가 지적한 「디맨드·쉬프트·인플레」가 나타나고 있다.
수요 구조가 급속하게 변화할 경우 수요가 감퇴하는 부문은 「카르텔」, 생산 조정 등 불완전 경쟁 상태를 조출하여 공급 과잉을 중화하고 가격 하락을 방지, 내지는 적극적으로 가격 상승을 기도한다. 한편 수요가 증가하는 부문은 공급력 부족으로 인해 선형적인 「보틀네크·인플레」가 일어나 결국 전체적으로 물가 수준이 올라간다.
둘째 세계적인 「인플레」 경향으로 국제 원료품 시세가 뛰어 올라 수입 「인플레」가 발생하고 있다.
세계적인 「인플레」의 근본 배경은 교환성이 없는 「달러」의 계속적인 유출로 국제 유동성이 과잉 공급되어 각국이 모두 확대 정책을 해갈 여지가 많아진데 있다.
이 같은 「인플레」는 「코스트」·수요·유동성 등 3개 「루트」를 통해 각국에 파급되며 이 중에도 「코스트」 상승 (국제 원료품의 가격 상승) 은 즉각 영향을 끼친다.
세째 일본은 금년 봄 전 산업 평균 전년 대비 15%의 대금 상승이 있었으며 이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전가되고 있다.
도매 물가 상승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반드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자극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물가 상승 추세가 출현하게 된다.
일본에 있어 현시점에서의 물가 상승이 특히 소망스럽지 않은 것은 전중 내각이 내세우고 있는 국민 복지 지향형 경제 정책에 중대한 장애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국민 복지를 앞세운다는 정책적 측면에서 볼 때 물가 상승은 국민 생활의 불안정과 소득 분배의 불공평을 확인한다.
소비자 물가의 상승은 장래의 실질 소득 예측을 곤란하게 하고 생활 단계의 기초를 근저에서부터 뒤흔든다.
또 소득 분배는 ①유가 세대와 무가 세대 사이의 불공평 ②저축을 토지·주식 등에 이용할 수 있는 사람과 예금이자 중심으로 운용하는 것 밖에 모르는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불공평 ③기업과 가계와의 불공평 ④임금 상승 이익을 충분히 향수 할 수 없는 연금 생활자·노인 등의 계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 사이의 불공평 ⑤이상의 결과로 고소득층과 저소득층간의 불공평이 확대하게 된다.
이처럼 일본이 당면하고 있는 물가 상승의 위협은 지정학적으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한국으로서도 그 영향을 신중히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더욱 일본의 수입 「인플레」는 비단 일본의 물가를 자극하는 외부 요인일 뿐만 아니라 한국의 원맥 수입가에도 이미 그 충격이 현재화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세계적인 「인플레」 가속화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측정하고 이에 대비하는 기업 태세가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현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