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인정한 한국 애니 다섯묶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8면

세계적 성가에 비해 국내에서 푸대접받는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을 위한 잔치가 열린다.

2000년 히로시마 페스티벌에서 이명하 감독이 '존재'로 신인상을 수상한 이래 한국 단편애니메이션은 국제적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해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일곱살'(감독 김상남)이 학생부문 특별상을, 일본 히로시마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엔젤'(감독 임아론)이 특별상을 받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들 작품을 볼 기회는 흔치 않다. 대학가 동아리 모임이나 교육방송의 심야프로그램에서 가끔 소개될 뿐이다.

중앙시네마에서 정기적으로 단편영화를 상영하고 있는 ㈜인디스토리는 20일까지 단편 애니메이션 다섯 편을 묶어 상영한다. '세계가 사랑한 우리 애니메이션'이라는 테마다. 해외 유명 영화제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초청받은 신작들을 모았다.

'샴(Siam.감독 김희연)'은 하나가 들어가면 두 개로 복제돼 나오는 신비한 농구골대를 통해 인간복제의 폐해를 그린 우화다. 시체스 국제영화제.히로시마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초청작.

'Thirst'(감독 김민정.2000.사진)는 물을 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 남자가 친절한 마을 주민들에게 구조되지만 그들 음모의 희생양이 된다는 이야기.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용인하는 인간의 본성을 파헤쳤다. 대한민국 영상만화대상 기술상 수상.

'Jungle'(감독 정승희)은 평범한 청년 X가 하루 동안 겪는 에피소드를 통해 현대 사회의 일상에 숨겨진 폭력성을 고찰한 작품이다. 영화진흥위원회 단편애니메이션 제작지원작으로 시체스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지난해 클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에 초청됐던 '알요리법'(감독 김수진)은 여우와 너구리와 곰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를 이야기한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면서도 이를 숨긴 채 살아온 주인공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린 'Inside Out'(감독 전영찬)은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다. 관람료는 3천원. (www.indiestory.com)

정형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