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펜트하우스 시세는 아무도 몰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5면

고급아파트 꼭대기층에 마련된 이른바 펜트하우스의 가격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구수가 워낙 적은 데다 매물도 없어 호가 형성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서 오는 5월 입주하는 LG한강빌리지는 27~93평형 6백56가구로 이뤄졌는데 27평형 46가구를 빼고는 모두 50평형 이상이다. 이 가운데 92, 93평형 4가구가 펜트하우스다.

현재 각 인터넷부동산 사이트에 올라 있는 매매호가는 28억5천만~31억5천만원이다.분양가보다 4억~7억원 정도 오른 금액이다.

그러나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에서는 "아무도 가격을 모른다"고 말한다. 아직 거래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매물도 안나와 주인이 원하는 호가마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마 30억원 정도가 적정한 가격 아니겠느냐"고 추정했다.

희소가치가 있는 데다 한강 조망권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다른 평형 매매가(평당 2천만원 이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추산할 뿐이다.

고급 아파트단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도 마찬가지다. 내년 5월 입주하는 이 아파트는 55~1백4평형 4백49가구 가운데 펜트하우스가 81, 88평형 각 3가구, 96, 1백4평형 각 2가구 등 10가구에 이른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2001년 분양한 이후 아직까지 펜트하우스가 전매된 적은 없었다. 따라서 가격이 제대로 형성될 리가 없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시세 조사에 따르면 88평형 분양권은 21억5천만~25억5천만원으로 나와 있다. 평당 2천7백90만원선이다. 그러나 인근 R공인 관계자는 "워낙 매물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호가도 알 수 없다. 부유층이 거주 목적으로 분양받았기 때문에 몇억원의 차익이 생겼다고 팔지는 않아 정확한 시세는 입주 후 거래가 돼봐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황성근 기자<@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