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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 속에서 다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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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수재민=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추석명절을 맞은 서울 영등포구 신정동144, 목동 409일대 5만여 명의 수재민들은 이른 아침 간단한 차례를 지냈으나 대부분 매년 가던 조상성묘를 하지 못하는 등 수심에 찬 추석을 맞았다.
29일 동안을 안양천 제방 위 천막에서 지내다 추석전날인 21일에야 임시 마련한「블록」 집으로 가재도구를 옮겼다는 신정동 15통1반장 조용덕씨(51)는『냉수와 쌀밥 한 그릇으로 차례는 지냈으나 매년 찾아가던 포 천에 있는 조상 님의 성묘는 할 수가 없다』고 한숨지었다.
【제천=최근배 기자】차례는 물론 자녀들에게 양말 한 켤레 떡 한 조각을 마련해주지 못한 아픈 마음에 수재민들은 또 다시 눈시울을 적셨다.
7남매 중 3남매를 잃은 단양군 단양면 중도리 김연수씨(46)는 이날아침 물이라도 떠놓고 애들 넋을 달래겠다며 천막뒤편의 상위에 정한 수 한 그릇을 바쳐놓았다.
【부산】부산시 동래구 반여동 수재민 촌은 대부분이 가족을 잃은 사람들로 천막 속에서나마 정성어린 차례를 올렸다.

<극장 앞에는 장사진>
▲극장가=극장가는 추석날의 대목. 올해도 중앙·「스카라」·명보 등 서울시내와「전국 각 극장이 새 추석 프로를 마련하고 관객동원에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날 상오 8시부터 대한극장 앞에는 관람객이 몰리기 시작,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으며 국도·아카데미·아세아 등 국산영화상영전문극장 앞에는 아낙네 등 부녀자들이 줄을 이었다.
극장측은 암표거래를 막기 위해 1인1장씩으로 입장권을 팔고있으나 암표 상들은 3백원 짜리 입장권을 8백원∼1천 원씩에 암거래하여 모처럼 구경나온 손님의 얼굴을 찡그리게 했다.

<참배 객들 줄 이어>
▲국립묘지=서울 동작 동 국립묘지에는 추석날인 22일 아침부터 수많은 참배 객과 성묘 객들이 줄을 이었다.
성묘 객들은 저마다 정성껏 빚은 송편 등 제물을 묘소에 차려놓고 넋들을 위로했는데 특히 월남참전용사묘역(제4묘역) 엔 곡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김일환 재향군인회 회장은 이날 상오 8시 묘 지 안에 있는 현충탑에 헌화한 후 고 이승만 박사 묘역을 참배했으며 6·25 때 전사한 동생묘소도 성묘했다.
이승만 박사 부인「프란체스카」여사와 아들 이인수씨 내외는 상오10시 성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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