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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붕어보다 더 많은 블루길 … 봉포호, 외래종 생태교란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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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생태계를 교란하는 대표적인 외래어종인 블루길. [사진 강원대 어류연구센터]

동해안 석호인 강원도 고성군 봉포호와 천진호에 황소개구리와 블루길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황소개구리와 블루길은 외국에서 도입된 대표적 생태계 교란종이다.

 원주지방환경청은 강원대 어류연구센터에 의뢰해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봉포호와 천진호에 대한 어류 서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황소개구리와 블루길이 대량 서식해 생태계 교란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봉포호의 경우 모두 6과 12종의 어류가 출현했으며 개체수 기준으로 블루길이 전체의 55%로 가장 많았고 참붕어가 44%를 차지하고 있었다. 또 황소개구리 올챙이도 수만 마리가 포획됐다. 봉포호에는 멸종위기(2급)인 가시고기와 한국 고유종인 긴몰개도 살고 있었으나 많은 블루길과 황소개구리가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봉포호에는 가물치가 블루길 치어와 황소개구리 올챙이를 잡아먹고 있으나 낚시 행위로 가물치 개체수가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진호에는 6과 10종의 어류가 출현했다. 이 가운데 개체수 기준으로 참붕어가 36%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붕어(28%), 블루길(26%) 순이었다. 이곳에서도 가시고기가 살고 있었으나 우리나라 고유종은 없었다. 천진호는 가물치의 점유율이 높아 이들이 외래어종의 개체수를 조절하고 있고, 유입 오염원이 적어 어류생태계가 비교적 안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원주지방환경청은 2014년부터 봉포호의 블루길과 황소개구리 올챙이를 집중적으로 포획할 계획이다. 또 고성군과 협의해 봉포호를 낚시 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가물치를 방류하는 등 생태계 복원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동해안 소규모 석호에 대한 어류 서식 실태를 정밀 조사해 생태계 보전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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