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만에 다시 함께 한 식사|서울과 평양 가깝게 느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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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적 대표단 일행이 12일 밤 9시부터 「타워·라마」 (귀빈 식당) 에서 이범석 수석 대표가 베푼 비공식 만찬회에 참석한 동안 북한 기자 20명과 수행원 20명은 「타워·호텔」 1층 「그릴」 에서 평양을 다녀왔던 우리 기자·수행원과 어울려 밤이 깊어 가는 줄도 모르고 서울과 평양의 이야기로 화제의 꽃을 피웠다.

<밤 깊도록 얘기 나눠>
시종 화기 애애한 가운데 식사를 같이하는 동안 북한 기자들은 『평양에서 식사를 같이 나눈 보름만에 다시 식사를 함께 하니 서울과 평양이 아주 가깝게 여겨진다』고 말했다.
남북한 기자들은 적십자 회담을 보도하는 언론의 책임이 무겁고 이 회담의 성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보도 태도를 갖추어야 할 것이라는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고명철 북한 기자 단장은 보도에서 남쪽의 비위를 거슬릴 의도는 추호도 없다고 말하고 보도를 조국 통일과 민족의 이익을 위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수 서로 양해해야>
우리 기자들은 남북간의 오해를 풀기 위해서도 양측 기자들이 본대로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어야 한다면서 적십자 회담을 둘러싼 보도에서 서로 약간의 실수가 있더라도 실수를 크게 나무라지 말고 서로 접근할 수 있는 공통 분모를 찾아야할 것이라는 등 진지한 토론을 벌이기도.
식사도중 식당 안에 설치된 TV에서 북적 대표단의 판문점 통과와 서울에 들어오는 장면이 나오자 북한 기자들은 잠시 숟가락질을 멈추고 주의 깊게 쳐다보기도 했다.
북적 대표단과 수행원들은 10시40분쯤 만찬을 마치고 대부분 침실로 돌아가 서울의 첫 밤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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